현직 황운하-임호선 비롯해 전직 원경환-이상식 등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 예상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경찰 고위 간부들의 이 같은 행태는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비판도

황운하 대전경찰청장(左),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左),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인 행보로 일관했던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이 대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킨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을 비롯한 현직 경찰 고위 간부를 비롯해 이미 경찰복을 벗은 퇴직 경찰 간부들 역시 본격적으로 총선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경찰관 출신 후보자가 최소 4~5명은 출마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여당 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8월 명예퇴직한 뒤 고향인 강원도 평창으로 내려가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10월엔 출판기념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태백·영월·평창·정선·횡성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원경환 전 청장은 11일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입당할 예정이다.

현직인 임호선 경찰청 차장도 총선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명예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호선 차장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김용옥 저서 3권 등을 신입 순경 교육기관인 중앙경찰학교에 기부하고, 페이스북에 그 사실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역 정가에선 충북 진천 출신인 임 차장이 내년 총선 때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충북 중부 3군(증평·진천·음성)에 출마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성향도 여당과 잘 맞는 편이다. 임 차장은 경찰 내부에서 '경찰 수사권 독립' 사안의 대표 주자로 손꼽힌다.

앞서 2016년 10월 퇴직한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은 지난달 29일 대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상식 전 청장은 현재 민주당 대구 수성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전 청장 출판기념회는 평일인 금요일 오후 4시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자와 어청수 전 경찰청장 등 전직 경찰관,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를 꽉 채우며 세를 과시했다.

일각에선 전직과 현직을 가리지 않은 경찰 고위 간부들의 이 같은 행태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들어 일련의 사건들로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경찰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다면 '정치경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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