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은 물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참가 불가
2022년 러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인 세계 선수권대회 등도 취소...러시아를 대체할 나라에서 개최
WADA에 제출된 도핑 관련 자료에서 수백곳 수정 및 삭제 흔적 발견...러시아에 ‘중징계’

세계반도핑기구는(WADA)는 9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올림픽기(왼쪽)과 러시아 국기(오른쪽).(사진=연합뉴스)

세계반도핑기구는(WADA)는 9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향후 4년 간 러시아의 주요 국제 대회 참가를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스위스 로잔에서 개최된 이번 집행위원회에서 WADA는 이같은 처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오는 2020년도 도쿄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은 물론이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등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 국기 게양도 불가능해진다. 다만 개인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는 문은 열어두었다. 2022년 러시아가 개최할 예정이었던 세계 레슬링 선수권대회와 세계 남자 배구 선수권대회의 개최 역시 다른 나라에서 개최하게 됐다.

크레이그 리디 WADA 회장은 같은 날 “집행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WADA가 러시아 도핑 사태에 직면해 확실한 행동을 취할 결의를 보여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WADA는 지난 2016년 러시아가 전국가적으로 도핑 행위를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종합하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등에서 부정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를 허용했다. 그러나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 IOC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는 선수단으로 참가하는 것을 불허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 지난 2018년 9월 러시아반도핑기구의 자격 정치 처분을 취소하는 조건으로 WADA는 러시아 측 검사 자료 제공을 요구했다. 그러나 2015년도 자료 중 수백곳이 고쳐지거나 삭제된 흔적이 발견돼 WADA로서는 더 이상 러시아를 신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월 이후 WADA의 권한이 강화됐기 때문에 IOC는 이번 WADA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WADA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 “올림픽 헌장 위반”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WADA의 ‘러시아 보이콧’ 사태를 맞아 푸틴 대통령은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 이의 신청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또한 9일 러시아 관계 기관에 이의 신청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하 WADA 처분 내용 개요.

1. 러시아 선수나 지원 요원은 부정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증명했을 경우에만 참가를 허용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러시아를 대표할 수 없다.

2. 주요 대회에서 러시아 국기 사용을 금한다.

3. 어떤 것이라도 러시아는 주요 대회를 개최하거나 유치할 수 없다.

4. 이미 유치한 주요 대회의 개최를 금하며 대체 개최국에 이양한다. 2032년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초치를 금한다.

5. 러시아 정부 관계자, 대표자의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이나 청소년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주요 대회 참가를 금한다.

6. 러시아의 올림픽 위원회와 패럴림픽 위원회 회장 및 이사의 주요 대회 참가를 금한다.

7. 러시아 정부나 관계자는 WADA 통일 코드(규정)에 조인한 조직의 이사를 맡을 수 없다.

8. 러시아반도핑기구에 벌금을 부과하며 이 문제로 인해 WADA가 지출한 경비 일체를 보상(補償)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