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렬적인 이슈 열거로는 국민들께 효과적으로 전달 안 된다" 통일된 메시지·퍼포먼스·연사 필요성 제기
친북좌파 세력의 집회에 비해 우파 집회는 메시지가 분산돼있고, 대중의 직관에 잘 와닿지 않는다는 시민운동가의 지적이 나왔다. 한번에 제시하는 메시지가 너무 많고, 총론적이면 대(對)언론·대국민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허현준 전 청와대(박근혜 정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은 9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토요일 광화문 집회를 다녀온 후 계속 아쉬움이 남았다"며 이같은 취지로 충고했다.
허현준 전 행정관은 "광화문 북쪽-청와대 앞 노상에서는 민중당 주도로 피아노-대형북 공연이 진행됐다. 이들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단을 연출하고 여러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도록 집회를 맛깔나게 구성한다"며 "이석기를 '왕초'로 모시는 민중당 친북계열 소속 당원들은 선거기획사나 연출에 능한 공연단체 등을 운영하고 있어, 그런 기획 연출에 능하고 그것들에 대응할 상시적인 체제가 갖춰져 있다"고 좌파 집회를 사례로 들었다.
이어 "범(汎)우파 집회도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행사 등 속도가 늦기는 하지만 점차 세련미를 보이고 있다. 거기에 젊은 청년들이 가세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기발한 행동들이 늘고 있다"며 "차근차근 나아가는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다만 허 전 행정관은 "진짜 아쉬운 것은 메시지 전달"이라며 "민중당 친북계열은 '이석기 석방이 정의다, 이석기 석방이 먼저다'라는 명료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집회를 하는 이유, 요구하는 게 뭔지 등이 쉽게 전달됐다"고 좌파집회의 특성을 설명했다.
그는 "그에 비해 범우파진영의 메시지는 공수처, 선거법, 조국 구속, 탄핵 무효, 박근혜 석방, 문재인 탄핵 등등 여러 개로 분산됐다"며 "제시된 사안과 목표점들이 다 중요하지만, '병렬적'으로 이슈를 열거해서는 국민들께 메시지 전달이 효과적으로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토요일 범우파 시민단체들이 전면에 들었어야 할 핵심 메시지는 '부정선거 관권선거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이라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맞춘 구호, 연설, 기발한 퍼포먼스, 메신저가 있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그 결과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고 보도됐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허 전 행정관은 "선거부정은 민주주의와 국민의 주권을 유린한 국기문란 사건으로 일반 사건과 궤를 달리 한다"며 "역대 부정선거 사건들도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권의 붕괴 등을 초래하는 등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부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메시지가 너무 많고 총론적이면 노력한 것에 비해 전달력은 떨어진다"며 "우선순위를 선택하고, 그것을 쉽고 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재야 우파시민사회에 당부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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