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부부, 연이틀 보노와 만남...김정숙 여사 전날 U2 공연장 찾아 보노와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턴 만나
文 "공연 도중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 바라는 메시지도 내고, 특히 여성 평등 메시지 내준 데 대해 공감하며 감사"
네티즌들, 文 비판...한 네티즌 "'쇼'의 끝판왕, 이제 외국 가수까지 이용해 北 띄워주기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아일랜드 록밴드 'U2'의 리더 보노(Bono)를 만나 "공연 도중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 바라는 메시지도 내고 특히 아직도 완전히 평등하다고 볼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해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 아무도 평등한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준 데 대해서 공감하며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보노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첫 공연을 환영하고 공연의 성공을 축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연을 봤던 제 아내 말에 의하면 대단한 공연이었다고 한다"며 "U2의 음악도 훌륭했고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채운 4만 5000명 한국의 팬들이 U2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열광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전날(8일) U2 공연장을 찾아 보노와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턴을 만났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9시 40분까지 U2의 공연을 관람했다. 보노는 공연 중 무대 뒤편 대형 스크린에 역사상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들의 얼굴을 띄울 때 김 여사의 얼굴을 비춰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내한공연에서) 오프닝곡으로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 엔딩 곡으로 '원(One)'을 불렀다고 들었는데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한국인들로서는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고 했다.
또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는 아일랜드 상황을 노래했던 것이었지만 한국 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라며 "(1990년) 독일의 통일 이후 한국 국민들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U2가 지난 40년간 세계 최고의 록 밴드 위상을 지켜왔다"며 "훌륭한 음악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음악 활동을 매개로 해서 평화, 인권, 기아나 질병 퇴출 같은 사회 운동까지 함께 전개하고 또 많은 성과를 내신 것에 대해서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접견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비무장지대(DMZ) 공연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노는 이에 "한국이 이루고 있는 이런 번영이 더욱 더 포용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계속해서 더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평화프로세스에 있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에 대해서, 많은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런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니라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해서도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보노는 "국제개발원조에 있어서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대해서 감사하다"며 "유엔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2030년까지 원조를 3배 증액하기로 하고, 베를린에서도 훌륭한 연설을 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현재 상황에 비춰봤을 때 다소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막말'을 주고받는 등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분간 통화를 하고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마치 습관처럼 '평화'와 '통일'을 운운한 것이다.
네티즌들 역시 문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한 네티즌은 "북한밖에 모르는 정신병자"라고 일갈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쇼'의 끝판왕, 이제 외국 가수까지 이용해 북한 띄워주기에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