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한국당 의원 중에선 드문 호남 출신으로 1980년 대학생 민주화 운동 주도 경력
5선 중진임에도 文정권 맞서 강력한 투쟁...지난 8월 황 대표 삭발 투쟁 당시 함께 삭발 동참하기도
김재원, 親朴 핵심 의원...당내 대표 전략가로 통할 정도로 뛰어난 협상 능력 자랑
황 대표 취임 후 '책사'로 불려...위기의 순간마다 조언 아끼지 않아

심재철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左), 김재원 정책위의장. (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左), 김재원 정책위의장. (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한국당 의원 중에서는 드문 호남 출신으로 1980년대 대학생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경력을 가진 5선 의원이다.

심 원내대표는 광주 출신으로 광주일고,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서울역에 집결한 시위대를 후퇴하도록 결정한 '서울역 회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심 원내대표는 같은 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내란음모, 계엄법 위반 혐의로 5개월간 수감돼 '형 면제'로 풀려났고, 1983년 12월 특별 복권됐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1985년 동대문여자중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가 MBC에 기자로 입사했다. 1987년 MBC 노동조합을 설립해 초대 전임자를 지냈고, 1992년 방송 민주화를 요구하며 MBC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1993년 투옥됐다가 방송에 복귀하는 날 교통사고를 당해 20여 일간 생사를 헤맨 아픔도 있다. 당시 3급 지체 장애 판정을 받은 심 원내대표에게 지팡이는 트레이드마크로 통한다.

심 원내대표는 2000년 16대 총선을 시작으로 경기도 안양 동안을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주류 의원 모임이었던 '함께내일로' 좌장을 지내 한 때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현재는 특별한 계파에 속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6선) 의원을 제외한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경력도 있다. 심 원내대표의 이 같은 화려한 이력 때문에 원내대표 자리가 격에 맞지 않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었지만, 심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정견 발표에서 "선수에서나, 민주화 운동 경험에서나, 저는 더불어민주당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우려를 일축했다.

실제로 심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당내 어떤 의원보다 문 정권에 맞서 강력하게 싸워왔다. 작년에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의 재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등을 공개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았고, 최근에는 친문(親文)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우리들병원 의혹 제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8월 황 대표가 삭발 투쟁에 나섰을 때 함께 삭발에 동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재원 신임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당내 친박(親朴) 핵심 의원으로 통한다.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심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보통 재선이 맡던 정책위의장 자리가 그의 체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과 내년도 예산을 놓고 여권과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당내 대표 전략가로 통하는 김 정책위의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울러 황 대표 취임 후 '책사'로 불릴 정도로 위기의 순간마다 전략적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정책위의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심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7년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총리실 등에서 근무하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7년 뒤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 경북 군위-의성-청송 지역구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주자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 기획단장과 대변인을 맡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는 공천을 받지 못했고,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국회로 복귀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당내 경선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이듬해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내 '정권 실세'로 평가받기도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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