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원내대표 당선으로 黨心과 지지자들 마음이 비로소 일치...한국당 부활조건 하나 충족됐다
'친박도 비박도 아닌' 심재철의 당선, 이제야말로 쓸모없고 소모적인 친박-비박논쟁서 벗어나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이 12월9일 오전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선거 결과 관련 논평하는 모습.(사진=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방송화면 캡처)

심재철은 5선 의원이다. 심 의원이 이제사 당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 오히려 좀 어색한 일이다.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다음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잘 된 일이다.

한국당은 심의원의 당선을 통해 당과 당밖 지지자들 간의 간극을 우선 좁힐 수 있게 되었다. 한국당은 대한민국이 처한 이 누란의 위기 와중에서조차 당과 지지국민들이 따로 놀았다.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의 악의 본성을 제도적으로 포착 내지 인식하고 광장의 투쟁에 나선 것은 최근 불과 수개월의 일이다.

한국당은 지금까지도 그 지지국민들과는 자의반타의반 거리를 두어왔다. 추상적인, 소위 '중도층 국민'이라는 수사에 현혹되어 거리투쟁의 자유주의 우파 국민들과는 의도적으로 섞이지 않으려는 태도까지 보여왔던 것이다. 한국당이 종종 '집토끼 산토끼' 논쟁을 벌여왔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한국당이 대중 속으로 뛰어든 것은 최근 수개월의 일이다. 한국당이 광화문에 나타났을 때 다행히도 그 선두에 심재철 의원도 서 있었다.

심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은 소위 당심(黨心)과 지지자들의 마음이 이제 비로소 일치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 의원과 지지 국민들의 싱크로율은 지금 다른 어떤 의원들보다 높다. 의원들이 심재철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 것도 이제야말로 당신과 지지국민들 간의 공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정권과 싸우는데 당심과 지지국민들의 협심합력은 당연히 사활적이다. 그런 점에서 심재철의 부상은 '한국당 부활의 조건'의 하나를 충족시키고 있다.

두번째 측면은 심재철은 친박(親朴) 비박(非朴)의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 원내대표의 정치적 노출도가 낮았던 점도 그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당내부의 분열상 때문이었다. 그는 친박도 비박도 아니다. 바로 그 때문에 오늘 한국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마음과 의원들의 마음이 모처럼 일치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당은 이제야말로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쓸모없고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났다. 심재철 의원의 당선은 바로 그점을 우리에게 분명히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친박 비박의 분열시대는 끝났다. 그점을 한국당의 종파분자들은 필히 인식해야 한다.

세번째 측면은 심재철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자요, 시장의 자유를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당의 가장 절실한 과제는 이념적 재건이다. 황교안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조차 당내에서는 '공화주의'니 '중도' 따위의 말들이 무국적적으로 전염되는 중이었다. 이런 이념의 용훼와 훼절을 이제는 걷어내야 한다.

이념의 기본이 바로서야 그 다음에 변용과 변화와 포용이 가능한 것이다. 그 새로운 뼈대를 세우기는 지금이 적기다. 그것이 심재철 의원에게 거는 우리의 기대다. 새로운 한국당을 기대해 본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jkj@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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