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대전서 북콘서트...표밭 다지기 나서나? 경찰관, 시민단체, 정치인 등 500명 참석 예정
김기현 전 시장 수사한 뒤 고향 대전으로 발령...‘문재인 정부의 보은 인사’ 의혹
대전청장 1년간 전임자 비해 최소 6배 이상 감사장 뿌려...수상자 만나며 얼굴 알리는 행보도
황운하, ‘선거 개입’ 지휘자로 명예훼손, 직권남용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 상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연합뉴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무리하게 지휘해 명예훼손·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전 울산경찰청장)이 9일 북 콘서트를 열며 총선 출마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개입 의혹을 받으면서 검찰 소환 조사가 임박한 그가 선거운동으로 보이는 활동을 하는 데 사회 각계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황 청장은 이날 오후 7시 대전시민대학에서 자신의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의 출판을 기념하는 ‘북 콘서트’를 연다. 여의도 정가(政街)에선 사실상 ‘총선 출마 운동’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실제로 북 콘서트에는 전·현직 경찰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정치인 등 500여 명이 참석할 전망이며 북 콘서트가 개최되는 대전 중구는 그의 고향이자 경찰서장을 보낸 곳이다. 그는 “총선 출마를 고려하면서 고향(대전 중구)이 아닌 곳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유력 출마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총선을 염두에 둔 황 청장이 최근 그의 고향으로 부임한 과정 자체가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른바 ‘표밭 다지기’를 위한 부임이라는 얘기다. 황 청장은 지난해 12월 3일 대전경찰청장으로 취임한 뒤 1년 동안 청장 명의(名義)의 감사장 604장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에 재임한 장향진(52장)·이상로(90장) 청장에 비해 최소 6배 이상이 되는 숫자다. 이 과정에서 황 청장은 수상자를 직접 찾아가 얼굴을 알리는 이례적인 행보도 밟았다고 한다.

지난해 2017년 계급 정년에 따라 퇴직을 앞둔 황 청장이 같은 해 7월 치안감으로 승진한 배경도 현재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승진 직후 곧바로 울산경찰청장이 된 그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지휘했으며 그 결과 김 전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이후 황 청장은 고향 대전으로 발령됐다. 문재인 정부의 ‘보은(報恩)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근거다.

황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달 18일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경찰청은 그가 공직자 신분으로 비위 혐의 등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 신분이기에 명예퇴직을 불허한 상태다. 공직자는 총선 90일을 앞둔 1월 16일 이전에 사퇴해야 하므로 그는 면직 신청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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