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애스퍼 국방장관, "군사력의 초점을 중동에서 아시아 태평양으로 이동"
중동 안보위협 상당하지만 군사적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러시아 견제가 우선
"중·러, 인접한 작은 국가들의 경제-안보 관련 결정에 '거부권' 행사하려 한다" 비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사진 = 로이터)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미 군사력의 초점을 중동에서 아시아 태평양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는 것을 견제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음도 아울러 천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이날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에서 이 같은 전략적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중동에도 안보위협이 상당하지만 미국의 군사적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게 보다 우선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레이건 국방포럼'은 미국 정부, 방산, 군사 관리들의 연례모임이다. 올해에는 캘리포니아주 시미 밸리에서 열렸다.

지난 7월 짐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계획에 맞서다 자진사퇴했다. 매티스 전 장관의 후임으로 취임한 애스퍼 장관은 이번주 중동에 최대 1만4천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최근 부인한 바 있다.

애스퍼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도 중동지역 안보에 대한 언급을 간단히 하고 넘어갔다. 이란이 중동지역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라고만 지적한 것이다.

대신 애스퍼 장관은 미국의 군사력을 중국과 러시아로 옮기는 데 보다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반하는 일련의 행위들로 기존 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다며 이들 양국을 '오늘날의 수정주의 열강'으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인접한 작은 국가들의 경제 및 안보 관련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애스퍼 장관이 언급하진 않았지만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등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공공연한 압박을 계속하며 속국 다루듯 하는 경우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애스퍼 장관은 전날에도 중동에 배치한 군사력을 중국과 러시아 견제 목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병력과 장비 등을 본국으로 철수시키거나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임기 동안 가장 큰 전략적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도전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임을 천명한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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