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적대 행동한다면 놀랄 것” 연말 미북 대화 앞두고 도발 가능성에 경고
미사일·핵 실험 등으로 내년 말 美대선에 영향 주려는 北 조짐 사전 차단하려는 듯
김성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서 빠졌다”며 美의 대화 태도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관계와 관련해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7일(현지시각) 밝혔다. 앞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서 비핵화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고 밝히자 내년 말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 북한이 도발 등을 통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려는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협상에 다시 관여시킬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에 대해서 지켜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 뒤 “김정은은 내가 내년에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선거를 방해하려고(interfere with)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앞으로 두고 본다는 입장도 언급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대해 북한을 관련지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연말 미북 협상을 앞둔 북한이 지난 6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엔진시험 등 도발 조짐을 보이는 것에 경고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북한은 압박에 무게를 실은 미국의 대북제재 철회 등에서 가시적 결과를 보지 못할 경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 등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이 뭔가가 일어나는 것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그와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약간의 적대감은 있다. 그것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앞서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미북 협상 과정에서 비핵화 문제가 빠지게 됐다는 입장을 밝힌 점에 대해서는 “북한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유엔앱=연합뉴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김 대사는 성명에서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사설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으며,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빠졌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는 미국 내 여론을 잠재우는 정치용 발언이라면서 ‘시간을 벌려는 속임수(time-saving trick)’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북 협상과 관련 “우리가 (북한을 향해)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미국은 역대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사용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김정은이 로켓을 쏴대는 걸 좋아한다며 ‘로켓맨’이라 칭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최근 북한이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발사하는 일련의 도발에 경고하는 것이란 일각의 해석도 있었다.

그러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공화국 최고존엄에 대해 정중성을 잃고 감히 비유법을 망탕 썼다”며 “불쾌감을 자제할 수 없다. 맞대응식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같은 미북의 설전과 관련해 미 CNN 방송은 지난 5일 “지난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활동이 중단됐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최근 엔진 연소 실험 준비로 추정되는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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