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중진 의원들, 韓에 대한 ‘방위비 5배 증액’ 요구에 우려...“실제 그만큼은 아닐 것”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연합뉴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연합뉴스)

미국 상원의 공화당 중진 의원들도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앞서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군사위원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우려를 표하는 서한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각각 보낸 바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올해 방위비 분담금의 5배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내 갈등을 감안할 때 방위비의 대폭 인상은 지금은 좋은 생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동맹국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지만 한국은 ‘훌륭한 동맹국’이며 미국의 요구는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고 했다.

댄 설리번 상원의원(공화당)은 VOA에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의 새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건설 비용의 약 90%를 부담했다”며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인식하고 공정한 분담이 무엇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계해 일부 병력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면 “걱정스러울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주한미군 주둔과 철수는 모두 가능한 옵션”이라며 한국에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상원의장 대행인 척 그래슬리 의원(공화당)도 트럼프 행정부의 ‘5배 증액’ 요구는 과도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래슬리 의원은 “우리는 한국이 좀 더 부담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5배 증액은 미국이 협상에서 우월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제시된 것이기 때문에 최종 합의 금액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액수에 근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제임시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은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비용) 지출뿐 아니라 미국이 다른 나라를 대신해 부담하는 모든 지출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많은 경우 그 나라들이 자체적으로 나서서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했다.

리시 위원장은 “액수는 늘 그렇듯이 협상의 문제”라며 “돈과 연관된 협상이고, 해결되 ㄹ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분담금 5배 증액 요구가 공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만의 견해가 있다”며 “그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계한 주한미군 감축설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먼저 이야기해보고 싶다”며 “그것은 추측일 뿐이고, 그 전에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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