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제1야당 패싱 부추긴 문희상 의장...'9~10일 본회의서 패스트트랙 법안-예산안 처리' 통보
또 제1야당 패싱 부추긴 문희상 의장...'9~10일 본회의서 패스트트랙 법안-예산안 처리'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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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2월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 주최로 열린 조지아 세계기록유산 사진전 및 와인시음회에서 조지아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 부터 문 의장, 유승희, 조정식 의원.(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2월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 주최로 열린 조지아 세계기록유산 사진전 및 와인시음회에서 조지아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 부터 문 의장, 유승희, 조정식 의원.(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1야당 패싱'으로 졸속 심사해온 내년도 정부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된 선거법 및 공수처 설치법 등 여권발 검찰 장악법안을 오는 9~10일 본회의를 열어 상정 처리하겠다고 6일 예고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 철회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보류를 통한 국회 정상화에 합의를 이뤘다고 잘못 알려지고, 문희상 의장이 소집한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열리는 듯 하다가 결렬된 뒤 발표된 것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측이 문 의장과의 직접 소통이나 합의를 이룬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은 무산됐다. 한민수 국회대변인은 이날 오후 회동이 무산된 직후 브리핑에서 문 의장의 사실상 여권 관심법안 처리 강행 방침을 전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문 의장은 여야 합의를 계속 촉구해왔고 합의가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지만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9~10일 본회의를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장은 9~10일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 민생입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법안들도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했다.

특히 한 대변인은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강행한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들'이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며 인정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여야 교섭단체 합의를 무시하고 현재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법안은 공수처 설치법,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법 개정안, 검찰 수사권을 약화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사립유치원 회계 국가통제를 강화하는 취지의 이른바 '박용진(민주당 의원) 3법'과 내년도 예산안이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사진=연합뉴스)

당초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경우, 한국당은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회부된 안건 199건에 대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한편 민주당은 오는 9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예산안과 민생 법안만 상정·처리하고, 검찰장악 논란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은 보류한 뒤 한국당과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었다.

민영통신사 뉴스1에 따르면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 의장이 소집한 회동에 참석하기 전 "한국당의 새 원내지도부가 9일 선출되는데 협상 기회도 한 번 마련하지 않은채 (쟁점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읍소했다"며 "민주당은 오늘 최고위에서 이러한 안을 의결했다"고 전해 10일 끝나는 정기국회 내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처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문 의장의 거듭된 여권 지원사격으로 야당을 수세에 모는 형국이다.

한 대변인은 또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면 의장께선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을 방침이었다"고 주장하며 "이 협상을 갖고 여야가 협의를 지속해왔고, 상당히 밀도있게 됐고 많이 진척된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여야 합의 불발 탓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문 의장은 '현재 국회가 본연의 임무인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개탄했다"며 "아울러 여야가 지금이라도, 그리고 내일이라도 만나서 하루 속히 예산안과 민생법안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주길 당부했다"고 전했다.

당초 예정된 12월10일보다 하루 일찍(9일) 임기를 마치게 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이 12월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임기 중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초 예정된 12월10일보다 하루 일찍(9일) 임기를 마치게 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이 12월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임기 중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 일방적으로 의장이 발표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합의 무산 배경에 대해 "저희가 지금 원내대표 교체기다. 사실 제가 책임있게 마지막 협상하기엔 매우 부적절했고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선출되니 신임 원내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국회의장이 다시 그날 오후에도 충분한 논의할 수 있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대변인은 한국당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면, 의장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한다'는 질문에는 "의장하고 저희가 소통한적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오신환,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와 제안이 있었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 원내대표 교체기에 제가 이걸 합의하고 가기엔 적절하지 않았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그래서 부득이 다음 원내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 책임있게 합의하는게 맞다는게 한국당 입장"이라며 "적어도 원내대표 교체기일 땐 양해해 주는 게 정치적 도의가 아닌가"라고 문 의장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주말에도 협상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하면서, "신임 원내대표가 어떠한 원내전략을 구사할지 모르는데 사전 반경을 (좁혀) 만들고 떠나는 게 적절치 않다. 의장은 9일 새 원내대표 선출시기까지 잠시 기다려주는게 맞지 않나"라고 재차 호소했다.

앞서 패스트트랙 야합에 공조해온 민주당과 여타 정치세력(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4+1협의체'는 8일까지 한국당과 합의가 불발될 경우 패스트트랙 법안·예산안 등의 협의체 단일안을 도출하고 본회의 상정·표결처리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합의가 '없던 일'이 되면서, 예산안에 대해서까지 제1·2야당 교섭단체 대표와의 협상을 우회하는 독주 행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총 513조원 규모로 제출된 예산 원안에서 감액 조정은 3조원밖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8일까지 예산안 단일안을 도출해 9일 국회 본회의에 수정안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문 의장에게 129명 의원 전원 명의로 제출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통해 오는 11일 오후 2시 임시회 개회를 요청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 의원 4분의1(74명)이상의 요구로 임시국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의장은 소집요구서를 접수한 뒤 3일의 공고 기간을 거쳐 국회를 연다. 회기는 개회 후 첫 본회의에서 의결로 결정한다.

민주당은 또 오는 9일 오후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본회의에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해달라"고 했다. 한국당이 앞서 신청해 둔 법안 199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개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야합법안부터 처리하기 전 필리버스터가 개시된다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 자정까지 한국당은 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11일 임시회 첫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거듭 필리버스터 신청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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