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관 출신 文모 행정관...‘프로 솜씨 가미됐다’는 첩보 문건 직접 편집했나?
김경수와 고교 동문으로 알려져...과거 ‘골프 접대’ 받고도 그냥 넘어가 의혹 제기된 상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연합뉴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겨냥한 청와대와 경찰 간 ‘하명 수사’ 논란을 수사하는 검찰이 국무총리실 소속 문모(52)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을 5일 불러 조사하고 있다. 문 전 행정관은 김 전 시장의 지난 6·13 지방선거 낙마에 결정적 기여를 한 측근 비리 의혹 제보를 최초로 접수한 인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는 이날 오전 문 전 행정관을 불러 김 전 시장의 측근 비리 제보를 받고 백원우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에게 넘긴 경위와 윗선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언론 매체를 통해 문 전 행정관에게 관련 제보를 전달한 인물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 최측근 송병기 울산 경제 부시장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선거 당시 송 시장이 여당의 후보였던 만큼 청와대 - 야당 간의 ‘선거 공작’ 의혹도 제기됐다. 송 부시장은 전날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김기현 전 시장 측근 의혹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는 취지를 밝힌 상태다.

6급 검찰 수사관 출신인 문 전 행정관은 송 부시장으로부터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전달받아 내용과 형식을 편집한 뒤 백 전 비서관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문건이 소위 ‘프로의 솜씨가 가미된 수준’이라고 밝혀진 만큼 문 전 행정관이 기존 내용에 살을 붙인 게 아니냐는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 사안에 대해 “(문 전 행정관이) 단순 정리 외에 추가 내용을 덧붙인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문 전 행정관은 현 정권의 실권을 쥔 것으로 알려진 김경수 경남지사와 고교 동문으로 밝혀졌다. 이명박 정부 당시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된 후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해 청와대로 적(籍)을 바꿨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가 소위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지며 2014년 7월 국무총리실로 이동해 청와대를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가 정권마다 기용된 것은 정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직후인 지난 2017년 6월부터 다시 민정수석실로 이동했으나, 한 사업가로부터 받은 ‘골프 접대’ 사건이 터지며 지난해 7월 총리실로 복귀했다. 당시 청와대 내부에서는 향응이 의심되는 접대를 받고도 문 전 행정관에 대한 아무 징계가 없었던 점에 의혹이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