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까지의 中 누계 디폴트 규모 1천204억위안(한화 약 20조6400억 원)...전년比 98% 도달
中기업 디폴트 사태, 해외 시장으로도 확산될 가능성↑
中정부 대응에 달리기는 했지만...“중국 채권시장의 발전과 시장 신뢰도 제고의 걸림돌 될 것” 전망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3일(미국 현지시간) 중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사진=블룸버그통신 공식 웹사이트 캡처)

올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의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 규모가 171억달러(한화 약 20조43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만까지의 연간 디폴트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1월 최소 15건의 디폴트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올해 11월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디폴트 규모가 1천204억위안(171억달러)를 기록했다며 3일(미국 현지시간) 자체 집계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연간 기준 사상 최대의 디폴트 규모를 기록한 2018년도의 1천219억위안(한화 약 20조6400억원)에 이미 바짝 다가선 액수다.

지난 2일 베이징대학(北京大學)이 설립한 베이다방정그룹(北大方正集團)은 만기가 돌아온 20억위안(한화 약 3400억원)의 채무 상환에 실패했다. 같은 날 디스플레이패널 제조업체인 동쉬광전과기(東旭光電科技) 역시 17억위안(한화 약 2900억원)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 했다. 정부 소유의 종합상사인 톈진물산(天津物産)은 오는 16일 만기인 3억달러 규모의 달러화(貨) 채권 등 각종 부채에 대한 채무조정안을 제안한 상태다. 톈진물산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달러화 채권의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금년도 디폴트 우려는 부동산 개발과 철강, 신(新) 에너지, 소프트웨어 등 중국 내 모든 산업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디폴트에 빠진 기업을 모두 살리기는 힘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사태는 중국 내부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동시에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가 심각하지 않다”면서 “중국은 큰 시장으로 시장 참여자 중에는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 토드 슈버트 싱가포르은행 채권 담당 상무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디폴트 위기가 구조적인 금융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신용평가기관인 S&P는 올해 중국 위안화 채권 디폴트 비율이 작년과 동일하게 0.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의 아시아 채권 책임자인 안네 장은 “늘어나는 디폴트가 채권시장 순환의 자연스러운 부분이 돼야 한다”면서 “위험을 잘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갖췄다면 어느 시장이든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작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회사채(會社債) 규모가 165%로 불어난 뒤 차입자와 투자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P의 애널리스트 신디 황은 디폴트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움직여 준다면 투자자들이 덜 험난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중국의 막대한 디폴트 규모는) 중국 채권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약화시킬 것이며 시장 신뢰도 제고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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