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약세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금, 지난 7월 기점으로 상승 전환
월간 전세가격지수 오름폭 점차 확대...2015년 12월 이후 약 4년 만의 최대 상승
중위가격 9억원 육박하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전세 수요로 빠지거나 '로또 청약' 기대
내년 이후에도 전세금 오를 가능성 커..."서울 아파트 공급 자체가 줄어들 예정"

임기 절반을 지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말 그대로 규제 폭탄이다. 지난 노무현 정부 임기 말까지의 부동산 정책이 벌써 다 나왔다는 시장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책이 나올 때마다 서울집값은 불타오른다. 연초까지만 해도 ‘역(逆)전세난’을 우려했던 서울 전세시장이 이젠 전세가격 오름세로 일제히 돌아서는 형국이다. 내년에도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상승하리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연초 내내 약세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7월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했다. 지난 10월부터 2개월 연속 0.2%대 오름세를 보인 서울 아파트의 월간 전세가격지수 오름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0~200 사이로 산출되며 기준점인 100을 넘을수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25일을 기준으로 152.0까지 상승했다. 올해 최고치다. 한국감정원이 11월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0.41%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0.74%) 이후 약 4년 만의 최대 상승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오르는 이유는 최근 수년 간 중위가격이 9억원을 육박할 정도로 급등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에 아파트를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심리의 여파다. 이처럼 아파트 매입 대신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로또 청약’을 위해 집을 사지 않고 전셋집에 머무르려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에도 전세금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종원 아포유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진 서울 아파트 신축 물량이 어느 정도 공급될 예정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한다”고 말하며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이 나란히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입주량이 줄면 전세공급도 줄기 때문에 전세금 상승 역시 불 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또 다른 전문가는 “2021년부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줄어들 예정”이라며 “서울은 전세시장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2023학년도 서울 주요 16개 대학 입학전형에서 정시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발표에 학군 좋기로 유명한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내년 봄까지의 이사철이 지나면 통상 2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세매물들이 앞으로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이 나란히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은 여러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을 포함한 시장 수요자들은 서울 아파트 매물의 품귀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