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北 불법 석탄 해외거래가 시작된 것 아닌지 의구심 든다”

지난달 28일 촬영한 북한 남포항. 제재 이후 한산했던 지난해와 달리 선박의 움직임이 크게 늘었다. 사진 제공: 플래닛랩스.
지난달 28일 촬영한 북한 남포항. 제재 이후 한산했던 지난해와 달리 선박의 움직임이 크게 늘었다. 사진 제공: 플래닛랩스.

북한의 수출입 주요 거점이 남포항에서 선박, 컨테이너, 석탄 등의 움직임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4일 보도했다. VOA는 “대북 제재 이후 한산했던 지난해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VOA가 하루 단위로 위성사진을 촬영하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지난 2일 남포항의 컨테이너 항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두 척의 대형 선박이 보인다. 컨테이너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선박들은 각각 길이가 80~90m로 추정됐다. VOA는 “불과 5일 전 위성사진에는 포착되지 않았던 이 선박들은 하루 뒤인 3일 위성사진에서는 더 이상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며 “컨테이너 항구에서 선박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위성사진들을 살펴본 결과 최근 남포항의 컨테이너 항구는 제재 직후 한산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VOA는 전했다. 특히 2일 위성사진에선 컨테이너들이 야적장의 절반 이상을 덮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남포 컨테이너 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심화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움직임이 계속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 관측됐다”며 “실제로 지난해 11월의 경우 위성사진에 촬영된 전체 8일 중 컨테이너가 3분의 1 이상을 채우고 있던 날을 단 이틀에 불과했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11월의 경우 촬영된 17일 중 컨테이너가 야적장을 가득 채운 일수가 14일에 달했다. VOA는 “컨테이너가 야적된 모양 등이 변한 것으로 미뤄볼 때 꾸준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VOA는 국제무역센터(ITC) 자료 등을 인용해 북한의 수입량이 제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물동량의 움직임이 증가한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남포 컨테이너항에서 서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석탄 항구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플래닛 랩스의 11월 28일자 위성사진에는 175m 길이의 대형 선박이 항구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 선박은 이날 항구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12월 2일 위성사진에선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고 VOA는 전했다.

VOA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 남포 석탄항에 정박한 선박은 적어도 10척에 이른다. 이들 선박은 2~3일 간 같은 지점에 머문 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남포의 석탄 항구는 최근 미국 정부가 압류해 매각한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북한석탄을 싣곡 최초로 출항한 곳이다.

같은 항구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와 비슷한 크기의 대형 선박들이 포착되면서 북한의 석탄 불법 해외 거래가 시작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VOA는 전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산 석탄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그밖에도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 시설에서도 유조선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이 시설을 지속적으로 드나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선박들의 움직임이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남포의 지상 유류탱크가 있는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약 150~200m 떨어진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이 수중 파이프로 연결된 해상 유류 하역시설(offloading buoys)을 통해 유류를 운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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