主思派 해부, 그리고 보수개혁 주장하는 주사파 출신들에 대한 묵직한 비판
"개혁보수 표방하는 주사파 김영환 계열이 가장 위험"
문재인 정부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사람중심 구호...北의 '인간중심 민주주의'에서 비롯

탄핵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일했던 도태우 변호사가 신간, 『도전』을 출간했다. 이 책은 그가 대학시절 접했던 주사파(主思派) 세력들이 수 십 년 뒤 한국사회 상층부의 기득권이 됐음을 고발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주체사상의 대부인 故황장엽 선생과 게오르그 루카치, 루이 알튀세르, 마르틴 하이데거 등의 철학을 나란히 대조하며 주사파의 사상적 빈곤함을 저격한다. 그리고 김영환으로 대표되는 주사파 출신들을 실명으로 비판한다.

도 변호사는 "주체사상이 서양 학문의 맥락에서 볼 때 얼마나 외진 위치에 있는 조류인지 알아야 됩니다(90쪽)"라며 주사파가 그럴싸하게 내놓은 구호들도 그야말로 실체 없는 뜬구름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권을 이해하기에 좋은 참조가 되는 구절들이 여럿 있다. 가령 그는 책에서 "계급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기 계급에게는 민주주의이고 적대 계급에는 독재다...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사회주의 혁명을 하고 나면 독재를 하는 것이 정당화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적대 계급에 대해서 독재하는 것이고 우리 사이에서는 민주주의다(43쪽)"라고 설명한다. 또 "동구권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자유민주주의가 훨씬 고도의 민주주의인데, 사회주의를 전제로 한 별도의 민주주의가 존재하고 새삼 그 요소가 보완돼야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故황장엽 선생이 '개인중심'과 그에 반하는 '집단중심' 이 둘을 정반합 도식으로 종합한 자신의 사상을 '인간중심 민주주의'이고 그것이 미래의 사상이라고 주장했음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면서 도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사람중심 구호에 숨겨진 의미를 설명한다.   

도 변호사는 이론적 해설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이런 주체사상을 신봉한 주사파 출신들이 훗날 김영환과 하태경 등으로 대표되는 보수표방계열, 임종석과 이인영 등의 범민주당계열, 이석기와 이상규 등의 구통진당계열로 나뉘었음을 요약적으로 제시하면서 "세 계열, 세 가지 부류는 나누어보아야 혼동되지 않고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18쪽)"라고 말한다. 저자가 가장 경계하는 부류는 보수, 또는 개혁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주사파 계열이다. 책 여러 곳에서 그는 김영환씨를 공개 거명하며 자유민주주의 정치철학과 괴리가 있다고 비판한다. 김씨에게 해명할 것을 요구하는 책으로 볼 수도 있겠다.

책 후반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아 불법성이 상당하다는 주장으로 채워졌다. 맨 뒤에선 자유민주주의가 인류 역사의 정방향이라는 도 변호사의 이론적 설명이 곁들여 진다. 저자는 북한의 3대 세습이 세계사적으로 얼마나 퇴행적인 것인지 소개하고 그 반(反)문명성 역시 고발한다.   

이 책은 도 변호사가 유튜브 'VON 뉴스'에서 강의한 것을 기초로 출간됐다. 저자가 공부한 동서양 철학들이 현란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오늘날 주사파의 후진성이 여지없이 난타 당한다. 우파진영에서 활약하는 주사파 출신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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