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민식이법 우선 통과시키자'고 거듭 밝힌 한국당에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 공개압박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측이 거듭 '민식이법', '데이터 3법' 등 주요 민생법안들을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문 대통령이 직접나서 해당 법안을 인질 삼아 '정치화'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문 대통령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민식이법을 두고 "아이 부모들의 절절한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한국당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의 생명·안전,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들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소중한 법안들로, 하루속히 처리해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해 이미 '민식이법'과 '데이터3법' 등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이같은 정치 공세에 "정말 이런 적반하장이 있느냐"며 "지금 '민식이법' '데이터 3법' 등 주요 민생법안들은 애당초 우리가 필리버스터 한 법안의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우리 그 다음에 필리버스터 권한을 보장해달라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말했다. (필리버스터는) 당연히 소수당에게 보장된 권리"라고 강도 높게 반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 사태에 놓여 있다"며 "입법·예산의 결실을 거둬야 할 시점에 벌어지고 있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한국당을 겨냥해 다시 한 번 정치적인 공세를 가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이번 정부 들어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문 대통령은 "대내외적 도전을 이겨나가는 데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경제 심리에 활력을 불어 넣고 경기회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예산안 처리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식이법은 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발의했다. 그는 최근 '무면허 운전' 등으로 두 차례나 교통관련 법규 위반 전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으로 번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이날 "민식이법의 국회 최우선 통과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에 억지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도 황당하다"면서 "강훈식 의원은 더 이상의 위선의 눈물을 흘리지 말길 바란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또다시 민식이법을 두고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통해 여야간 정쟁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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