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기술, 이미 추가 핵실험 필요 없는 정도에 도달”
“北과 비슷한 횟수의 핵실험을 했던 파키스탄-인도, 20여 년 전 이미 핵보유국”
"핵탄두 수백kg 가능...北, 이미 임계치 넘었다"
"내가 정말로 우려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을 겨냥하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VOA)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VOA)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의 핵 역량에 대해 이미 실험이 불필요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핵탄두 탑재 중단거리 미사일 기술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지난 1, 2차 북핵 위기 당시 연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했고 20여 차례 방북했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기술은 이미 추가 핵실험이 필요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굳이 공개적인 실험을 하지 않고도 비밀리에 핵 역량을 진전시킬 수 있다”며 “북한과 비슷한 횟수의 핵실험을 했던 파키스탄과 인도는 이미 20여 년 전에 핵보유국이 됐고 핵무기 100개 이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파키스탄과 인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핵실험을 할 필요도 없었고 북한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만약 완전히 다른 종류의 핵무기를 개발하려면 실험이 또 필요하겠지만 북한이 갑자기 핵무기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핵실험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며 “(북한은) 이미 충분한 실험을 거쳤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그들이 핵실험을 추진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목적”이라고 했다.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내가 정말 걱정하는 것은 미국이 우려하는 ICBM보다 한국과 일본을 겨냥하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이라며 “최대 1톤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수백 킬로그램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북한은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며 “미국을 겨냥하는 ICBM만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이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나올 것을 압박하는 것과 관련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한 VOA의 질문에 대해서는 “나라면 놀랄 준비를 하겠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이용하는 것이 다소 편리할 순 있겠지만 다른 장소에서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특정한 곳을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예비장소(spare site)’의 존재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그러나 예비장소가 있을 경우 이를 발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북한에는 많은 굴착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모든 광산과 터널을 다 주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CTBTO(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혹은 다른 어떤 기구도 정확한 실태를 알지 못하며 인적정보나 통신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당시 전문가의 현장 접근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모든 터널이 붕괴됐는지 여부를 알지 못하며 핵실험에 필요한 많은 관측 설비들의 행방도 알 수 없다”며 “북한 현지에는 산이 많고, 용도가 불확실한 많은 터널들이 뚫려있는 만큼 풍계리 인근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다른 핵실험장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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