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경제부총리 지낸 여권 내 경제통...與대표 경선 당시 이재명 거취 소신발언, 對野관계도 원만
추미애, 당청 지지세 공고하던 작년 1월 "대통령 '재앙'이라 부르는 댓글 방기하는 포털도 공범" 공언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추미애 의원.(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 중후반 차기 국무총리를 교체하고 '조국 사태' 이후 공석인 법무부 장관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총리 교체가 공식화할 전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리 후보로는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경기 수원시무·4선)이 사실상 낙점됐고, 법무장관 후보로는 판사 출신의 같은 당 추미애 의원(서울 광진구을·5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행정고시 13회 출신인 김진표 의원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공무원으로 시작해 김대중 정부에서 차관까지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선 재경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 발탁돼 1년간 역할을 한 뒤 제17대 국회의원으로 정치 입문한 여권 내 경제통으로 꼽힌다. 

민주당 내 친문(親문재인)·86운동권 주류에 비하면 온건성향으로도 분석된다. 그는 지난해 7월말 당대표 경선 후보일 때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고발 사건 불기소 처분), 배우 김부선씨와의 불륜 의혹 공방이 겹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사생활과 관련한 의혹이 수면에 올라올 때마다 당과 대통령에게 부담"이라며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탈당을 요구하는 등 소신발언을 한 사례도 있다. 야당 의원들과도 관계가 원만해 인사청문회와 국회 동의 절차를 비교적 무난히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점이 거론된다. 

공석인 법무장관 후보로는 추미애 의원에 대한 막바지 검증이 한창인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판사 출신이라는 점이 법무장관 내정 검토에 작용한 것으로 보이나, 추 의원은 민주당의 직전 당대표로서 이른바 '문재앙 댓글 고소' 발언으로 대표적인 헌법 가치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 파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월17일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익명의 그늘에 숨어 대통령을 '재앙'으로 부르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농락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단언하며, "이를 방기하는 포털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네이버는 이런 행위가 범람하고 있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데 묵인과 방조도 공범"이라고 규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 삭제 조치, 악성 댓글 관리 강화 등을 촉구한다"고 압박해, 친여(親與)매체에서조차 "문재앙 비난 잡겠다는 추미애 대표가 더 위험하다"고 경고음을 낸 바 있다. 당·청 지지세가 고공행진하던 시기 보였던 이같은 행보가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단계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애초 청와대는 총리 교체에 맞물려 일부 장관들을 함께 바꾸는 '중폭 개각'을 염두에 뒀으나, 최근 검증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총리와 법무장관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후임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른 장관들의 경우 후임자 발탁 및 검증이 완료된 뒤인 내달 중순 이후로 발표가 늦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교체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개각과 맞물려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선 청와대 실세인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총선 출마설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계기로 내부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윤 실장이 교체된다면 비서관급이나 행정관급의 추가 인사교체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상황실 기능에서 독립된 별도의 '기획 전담' 조직을 만드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이른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민정수석실 산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역시 후임자 물색이 진행되는 등 교체가 기정사실화 되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참모진 교체의 폭을 더 넓힐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와, 인사 폭이 어느 정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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