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역사의 죄인" "매국세력" 비방에 정면돌파..."北 이슈는 文정권에 선거용, 美에 진실 말했을뿐"
北비핵화 진전 전무한데 野원내대표에 "나라-민족 운명 볼모로 잡아" "한반도평화 위협" 여권 비난
野 "회담이후 北 핵무기 50% 증강...'핵동결 검토' 안보위기 초래한 文정권이야말로 어느나라 정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최근 미 행정부 당국자에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미북정상회담 을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전한 것과 관련, 친북(親北)평화론을 강변해 온 집권세력 공세가 잇따르자 28일 "제가 틀린 말 했느냐"며 정면으로 맞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 미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 제가 미국 당국자에게 의견을 전한 것을 두고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해오고 있다. 심지어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해 '대한민국 국민이 맞느냐'고 묻고 있다. 청와대 권력이라는 게 참 이렇게 무서운가 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했던 '남쪽 대통령' 발언을 겨눠 "저는 누구 말마따나 '남측 국민'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남측 국민'으로서 그저 굴종하고 침묵하지 않아서 상당한 분노와 배신감이 느껴졌나 보다"라고 공박하기도 했다.
 
그는 "북핵 폐기,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는 전혀 거리가 먼 '보여주기식 회담'을 하지 말라는 주장, 제1야당 대표로서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당연히 해야 할 주장"이라며 "'이 정권은 그저 북한 이슈를 선거용으로 써먹을 생각밖에 없으니 그런 문재인 정권에 속아 넘어가서 엉뚱한 시점에 정상회담을 열지 말라'며 제가 미국 당국자에게 진실을 말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지난 1차 미북정상회담 별다른 성과 없지 않았는가. 그저 문재인 정권 선거운동에 동원된 것, 이렇게 삼척동자 다 알지 않는가. 다시는 그런 우를 범하지 말라는 뜻이다"고 역설했다. 

이는 1차 미북정상회담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 바로 전날(6월12일) 열려 이른바 '남북 평화무드'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여당이 싹쓸이하다시피 선거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이후 1년 반 가까이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에도 총선 직전 '신(新)북풍' 여론몰이를 하려고 미국 당국을 꿰어볼 심산이었을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비난을 "꼼수를 부리려다가 허를 찔린 이 정권의 적반하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핵 폐기, 진짜 평화'를 위한 미북정상회담은 오히려 저희가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며 "하지만 그저 만남을 위한 '이벤트성 만남'은 안 되며, 그것이 문재인 정권 선거운동에나 쓰이는 한심한 일은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는 진짜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해야 할 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당연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전날(27일) 오후 한 언론의 한국당 비공개 의원총회 도중 발언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이를 두고 집권세력이 '비(非)국민, '매국' '역사의 죄인' 등 프레임을 씌우며 원색 비난에 나섰다.

청와대는 전날 저녁 고민정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나 원내대표를 겨눠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또한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공격했다.

고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냐"고 다그치며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라"고 종용했다.

뒤이어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국회혁신특위 회의에서 "아무리 당리당략을 위해 못할 일이 없는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라지만 어떻게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 남북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바라는 한반도 평화까지 위협할 수 있나"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선 국가 안위도 팔아먹는 매국세력이 아니냐"고 폄하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파적 이익을 위해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볼모로 잡겠다는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나 원내대표는 선을 넘었다"고 공세를 폈다.

한국당에선 나 원내대표 외에도 조경태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에서 "남북정상회담, 9.19 군사회담, 그리고 미북정상회담 이후에 북한의 핵무기의 전력증강이 무려 50%가 넘었다"며 "이 정부가 남북관계를 정권유지 또는 선거용에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고 측면지원했다. "지금 청와대가 또는 여당이 남북관계를 가지고 안보와 이 정권 유지를 맞바꾸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이만희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북한의 위장 평화쇼에 장단 맞춘 끝에 북핵 폐기는 아무런 진전도 없이 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 동결을 검토한다는 초유의 안보 위기를 초래한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어느 나라 정권이냐"며 "또한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시기에 그에게 정치적 이득을 가져다줄 평화 이니셔티브에 베팅한 것'이라는 대통령 외안보특보와, '한일 갈등이 총선에 긍정적'이라는 대통령 최측근만 보더라도 누가 국민의 안위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쏘아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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