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28일 오후 4시59분쯤 동해방향 2발 발사 포착" 함경남도 연포 일대 시험발사 도발은 처음
군, 올해 들어선 이례적으로 북측 미사일도발 직후 유감표명
같은날 오후 1시 김연철 통일장관 "DMZ 평화지대화 北 호응할 차례" 공개발언 4시간 만의 도발
전날부터 미 해-공군 정찰기 3종 한반도 상공 비행...김정은 해안포 사격지도 이후 이례적 군사동향

자료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정권이 28일 올해 들어서만 13번째의 시험발사 도발을 자행했다. 이른바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2발 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험발사는 지난 22일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포괄협정(GSOMIA·지소미아) 효력 유지 결정을 내린 이래 북한군이 벌인 첫 군사도발이기도 하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40분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우리 군은 오늘 16시 59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초대형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서는 오후 5시4분쯤 언론에 최초로 발사 탐지 사실을 알렸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97㎞로 탐지됐다. 2발은 30여초 간격으로 발사됐다. 북한이 그간 세 차례 시험 발사에서 이루지 못했던 '연속사격' 성능을 입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에 우리 군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군이 올해 들어 미사일도발 포착 직후 유감표명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있으나, 매번 '유감표명'에 그치는 미온적 대북 대응 행태가 재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군이 함남 연포에서 전쟁무기 시험발사를 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북한은 마지막으로 지난달 31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초대형 방사포 포탄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 발사체는 90㎞ 고도에서 370㎞를 비행했다. 또한 지난달 2일에는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단순 탄도미사일을 뛰어넘는 위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했다. 이 SLBM은 고도 910㎞까지 올라가며 460㎞를 비행했다.

이에 앞서서도 북한은 올해 5월초부터 지속적으로 단거리 미사일 등으로 도발해왔다.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5월 4·9일, 7월25일, 8월6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7월31일, 8월2일),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8월10일·16일), 초대형 방사포(8월24일, 9월10일) 등 단거리 발사체 4종을 잇따라 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이 지난 23일 김정은 지시로 해안포 사격훈련을 벌인 이래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감시 작전 비행을 강화하고 있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팟'(Aircraft Spots)에 따르면 미 해군 소속 정찰기인 EP-3E가 이날 수도권 등 한반도 상공 2만3000피트(7010.4m)를 비행했다. 미 공군의 E-8C 1대도 한반도 상공 3만2000피트(9753.6m)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전날에는 리벳 조인트(RC-135V) 정찰기도 서울과 경기도 일대 3만1000피트(9448.8m) 상공을 비행했다. 이들 정찰기는 북한의 주요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식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미군이 3종류의 정찰기를 함께 띄운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북측 도발은 역대급 친북(親北)논란을 빚고 있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DMZ(비무장지대) 평화협력 국제포럼'에 참석, 개회사를 통해 'DMZ의 국제 평화지대화'를 외치며 "북한이 호응할 차례"라고 공개 촉구한 지 4시간여 만에 발생했다.

김연철 장관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국제사회의 참여를 통해 비무장지대의 완충 기능을 보다 강화함으로써 북한의 안전을 제도와 현실로 보장하고 동시에 우리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는다는 구상"이라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비무장지대에서 이뤄지는 협력은 남북 간, 북미 간 합의 이행의 새로운 기반이 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방미(訪美) 일정 동안 "한국 정부의 이러한 구상을 미국에 설명했고 많은 관계자들이 지지의 뜻을 표했다"면서 "이제 북한이 호응할 차례"라고 말했다. 4시간쯤 지나 북측은 '올해에만 13번째' 전쟁무기 발사 도발로 답을 준 격이 됐다.

박순종 한기호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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