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예금취급기관 단기외채 잔액 급증
중국계 외은지점, 한국 통해 본국으로 달러 보내
한국은행 “중국은행은 달러 조달 문제를 안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심각한 상황 가속화

중국이 달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진출한 은행지점들을 통해 본국으로 단기차입성 달러 조달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이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확보한 일부 매체에 따르면 한국의 예금취급기관 단기외채 잔액이 993억달러(약 116조8400억원)로 지난 2012년 6월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711억달러를 기록한 2016년 3월말과 비교해 282억달러(약 33조1800억원)나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도 단 3분기만에 90억달러(약 10조5900억원)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은행 측은 이렇게 늘어난 국내의 달러 대부분이 중국계 외은지점의 단기외채성 차입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국내 예금취급기관은 국내 시중은행과 외은지점을 모두 포함한다. 이중 중국계 외은지점이 달러를 끌어오면서 국내 예금취급기관의 외채 규모가 전체적으로 늘었다는 말이다.

이들 중국계 외은지점은 국내에 들여온 달러 대부분을 중국의 본점으로 다시 대출 형식으로 보내고 있다. 중국의 은행 본점들은 이렇게 유입된 달러들을 중국 기업에 빌려주는 상황이다. 중국계 외은지점들의 달러 단기 차입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내부의 달러 공급이 여의치 않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은행은 달러 조달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중국 기업들의 수출 실적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줄고 있음과 동시에 외부로 유출되는 달러는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경상수지 축소로 이어진다.

외환보유고 역시 2015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로 안심하기 어려워졌다. 3조달러 수준인 중국 외환보유고는 중국의 대외 채무를 제외하면 1조달러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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