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트루스포럼’, “‘범죄인송환법’ 도입은 홍콩 시위의 도화선 됐을 뿐, 中공산당의 ‘자유 탄압’이 진짜 원인”
홍콩의 ‘심각한 소득 격차’가 홍콩 시위 원인이라는 ‘좌파 해석’ 정면에서 반박해 ‘주목’
“우리도 머지않은 날에 홍콩인 입장 될 수 있어”...섬뜩한 경고 메시지도
“홍콩을 장작 삼아 공산주의를 불태워라!”
27일, 경희대 구내에는 지나가는 이 누구에게서라도 눈길을 끌만한 제목의 ‘방’(榜)이 붙었다. 해당 게시물을 게재한 주인공은 ‘경희대 트루스포럼’.
이들은 <홍콩을 장작 삼아 공산주의를 불태워라,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제목의 대자보(大字報)를 통해 ‘홍콩 민주화 시위’(이하 ‘홍콩 시위’)의 발생 원인과 경과를 분석하고 ‘홍콩 시위’에 대대적인 지지 성원을 보내자고 호소했다.
‘경희대 트루스포럼’은 대학 간 연합 동아리 성격을 띠는 학생 조직 ‘트루스 얼라이언스’(Truth Alliance, ‘진리 동맹’)의 일원이다. ‘트루스 얼라이언스’는 본디 2017년 서울대학교에서 기원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먼저 ‘트루스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생들이 활동을 시작, 이윽고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여타 대학들에 재학중인 학생들도 ‘트루스포럼’이라는 명칭을 공유하며 대학별 모임을 만들었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전국 각 대학에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트루스포럼’이 상호 연합해 ‘트루스 얼라이언스’라는 지붕 아래 모이게 됐다.
일각에서는 ‘홍콩 시위’의 원인이 홍콩의 심각한 ‘소득 양극화’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희대 트루스포럼’은 ‘홍콩 시위’에 대한 이같은 해석을 거부하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경희대 트루스포럼’은 중국 당국이 홍콩에 도입하려 한 ‘범죄인송환법’이 일견 ‘홍콩 시위’의 원인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홍콩인들의 불만은 최소 50년을 약속한 ‘고도의 자치권’이 점점 침해되고 있다는 데에 근거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중국 공산당이 실제로 벌인 납치 사건’과 이번 ‘홍콩 시위’에서 홍콩 치안당국이 보여준 폭력적인 진압 방식을 예로 들면서 “법치와 자유를 누리던 홍콩인들이 중국 공산주의의 폭정을 체감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유를 누렸던 홍콩인들이 과연 그 자유를 포기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이번 ‘홍콩 시위’가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 당국에 대한 저항 차원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이 실제로 벌인 납치 사건’이란 지난 2015년 중국 당국이 금서(禁書)로 정한 《시진핑의 여섯 여인들》이라는 책의 출간을 추진한 홍콩 코즈웨이베어 서점의 주주와 직원들이 차례로 실종된 사건을 말하는데, 수 개월 후 실종됐던 이들 가운데 일부가 나타나 “홍콩에서 납치돼 중국으로 끌려가 감금과 고문을 당했으며 허위 자백 또한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어서 이들은 “베이징 공산 독재의 생명줄을 연장시키는 모든 행위와 정책은 그 독재가 핍박하고 억압하는 티베트와 신장과 홍콩과 중국 본토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한 조슈아 웡의 말과 “자유와 존엄을 위해서는 언제나 대가가 따르며 중국과 함께 우리가 불타버린다면 그것은 우리의 영광”이라고 한 앤디 챈의 말을 전하며,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도 머지않은 날에 그들(홍콩인들)과 같은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홍콩 시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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