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우리들병원 불법대출 의혹은 촛불로 포장된 이 정권의 추악한 민낯”...폭로 의지 밝혀
친문 ‘비선실세’ 의혹 이상호 병원 회장, 산업은행서 1400억 대출 수상한 정황 한둘 아냐
산업은행 “신한은행에 진 260억 채무 연대보증 빠지면 대출 허가”
文정권 ‘유착’ 의혹 신한은행 회장 등 연대보증 문서 위조한 혐의 드러나
이 과정에서 연대보증인 신혜선 씨 채무 떠안으며 소유 빌딩 경매 부쳐져
신한은행-신혜선 분쟁 조정 위해 여권 인사들 총출동...양정철, 정재호, 윤규근 개입

서울 청담 우리들병원 전경./우리들병원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청담 우리들병원 전경./우리들병원 인스타그램 캡처

청담동 우리들병원과 신한은행 등이 공모한 것으로 알려진 ‘거액의 금융부정’ 의혹에 다수의 여권(與圈) 인사가 개입됐다는 제보가 잇따라 속출하며 이른바 ‘문재인 게이트’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제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는 과정에 드러난 수상한 정황은 한둘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27일 우리들병원 의혹을 금융농단으로 규정하고 국정조사 의지를 다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우리들병원 금융농단은 친문농단게이트”라며 “당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국회에 국정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와 촛불로 포장된 이 정권의 추악한 민낯을 폭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들병원 의혹의 발단은 이상호 회장이 2012년 9월 대선을 앞두고 국책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받은 데서 시작됐다. 당시 이 회장은 6개월 전인 같은 해 3월 법원에 개인 회생을 신청했다가 한 달 만에 취하한 적이 있다. 또한 이 회장과 우리들병원은 은행권에 1000억원에 달하는 채무도 있었다. 그래서 이 회장은 여러 시중은행과 접촉하며 대출을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이 산업은행에 대출받은 경위도 의심스럽다. 당초 산업은행은 대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며 일반 병원이 해당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들병원의 부동산 감정가액 973억원을 훌쩍 넘는 액수를 대출받았다. 당시 산업은행이 이 회장에게 내건 대출 조건은 이 회장과 부인 김 회장 그리고 동업자 신혜선 씨가 하던 사업과 관련해 신한은행과 얽힌 연대보증인 계약서에서 빠져나오라는 것이었다.

연대보증 계약의 배경은 이 회장 부부가 신씨 소유의 서울 청담 L 빌딩에서 웨딩과 고급 레스토랑, 화장품 판매 등 사업을 벌이면서 ‘아니베’란 회사를 공동 설립한 데 있다. 이들은 사업 운영을 위해 신한은행에서 259억을 대출받고 연대보증 관계로 묶였다. 신씨는 연대보증 채무를 지지 않고 빠지려는 김 회장의 움직임에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신한은행에 걸려 있던 연대보증 계약을 해지했다. 그 결과 신씨는 홀로 거액의 빚을 떠안았으며 소유한 L 빌딩이 신한은행에 채권으로 넘어가게 됐다. 결국 신씨는 신한은행 관계자가 계약서를 위조해 이 회장을 연대보증에서 불법으로 빼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고준석 신한은행 지점장과 부지점장을 사금융 알선과 사문서 위조,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신씨 측은 재판 중 신한은행 측에서 법원에 제출한 문서 중 일부가 조작된 정황이 있다며 이들에 대한 추가 혐의를 경찰에 청원했다.

신씨에 따르면 경찰은 신한은행 측과의 대질신문 없이 2년간의 부실수사 끝에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또한 수사를 끌다가 공소시효을 앞둔 올해 5월 두 사람을 무혐의로 처리했다. 법원은 고준석 지점장의 사금융 알선죄를 인정하고 그에게 벌금형 500만원을 선고했을 뿐이다. 신씨는 검찰이 자신을 불러 조사한 시간은 5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금융 알선 혐의죄를 받은 고 지점장은 그 후 고액자산가들을 관리하는 PWM 프리빌리지 서울 센터장으로 승진한다. 또한 고 지점장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신한은행으로부터 대형 로펌 변호사를 제공받았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친한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 당시 신한은행장이 고 지점장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장 부부가 친노(親노무현)·친문(親문재인)계이자 현 정권의 비선 권력자라는 소문이 이 같은 의혹의 배경이다.

여기서 여권 핵심 인사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과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고양시을, 초선) 그리고 ‘버닝썬 사태 무마 의혹’의 윤규근(구속) 경찰총경이 등장한다.

양 원장은 당시 청와대 비서관으로 이 회장의 부인 김수경 회장과 깊은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는 신씨와 신한은행 측 간의 중재를 시도하기 위해 신씨 사무실로 직접 찾아오는 등 “2017년 8월 금융감독원장이 바뀌면 그때 가서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고 신씨는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신씨에게 감사 인사 메시지를 보낼 만큼 가까운 사이로 확인됐다. 정 의원 역시 신씨와 신한은행 간 문제 해결을 위해 조용병 회장을 수차례 만나 법적 조율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의원이 신한은행 측 제안을 전했지만 신씨가 거절하자 그는 선이자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선이자는 불법이다.

윤 총경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 근무를 하던 시절로 정 의원의 소개로 신씨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에 따르면 윤 총경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신씨와 수차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청와대 안에서 신씨와 신한은행 분쟁을 주기적으로 체크했다고 한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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