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햄리 소장 “앞으로 2~3개월 안에 북한이 굉장히 도발적 행동 해도 놀라지 않을 것”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소장이 25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VOA)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소장이 25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VOA)

미국과 북한은 관여의 시기를 지나 대립의 시기를 향해 가고 있다고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이 밝혔다. 햄리 소장은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지나면 장거리 미사일 혹은 핵실험도 예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장관은 지낸 햄리 소장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3개월 안에 북한이 굉장히 도발적인 행동을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했던 시기들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때였지만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다시 시작했다”며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최근 미국이 북한에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아 한반도에서 외교의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측이 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전형적인 북한정권의 선전수단으로 지난 30년 간 해왔던 발언들과 같은 성격”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인데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또한 북한이 미국에 적대정책을 철회해야 핵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햄리 소장은 “협상의 수혜자는 미국이 아닌 북한”이라며 “미국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고 북한을 파괴할 수 있지만 해결책을 찾는 것은 북한에 이득”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에 더 이상 게임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VOA에 따르면 햄리 소장은 북한이 스스로 설정한 ‘연말 시한’ 전에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은 실무회담을 선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스톡홀름에서 실무회담이 끝난 후 미국을 비난하는데 급급했다”며 “연말 전에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약 50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햄리 소장은 “주한미군은 돈을 받고 한국을 지키는 용병이 아니며 미국 군대의 목적은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VOA에 “주한미군은 중국, 북한, 러시아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야 하며 한국이 미국에 무언가를 빚지고 있다는 전제로 시작해선 안 된다”며 “미국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현재 부담하고 있는 약 10억 달러에 대해 “괜찮은 금액”이라며 “더 낼 수 있다면 환영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이 최소한으로 내야 하는 금액은 없다. 미국이 파병을 요청했을 때 한국은 항상 군대를 보냈다”고 했다.

햄리 소장은 한미동맹의 약화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군이 왜 한국에 주둔해 있는지,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협상은 때때로 격앙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한 발자국 물러나서 성패가 달려있는 근본적인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의 종료 유예 결정을 내렸지만 양국 간 긴장 상태가 여전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햄리 소장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중요한 동맹으로 양국 간 갈등이 주체할 수 없는 지경으로 가기 전에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이 노력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도 한발 물러서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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