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관광 유람선 드나들던 장전항 최전방 군사기지로 건설 중
언제든 긴급 출항 가능하도록 함수를 바다로 돌려놓은 사실 드러나
금강산 사업 이전까지 북한의 잠수함 전진기지
당국 "구체적인 내용 확인해줄 수 없다" 말 아껴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들을 태운 유람선이 드나들던 장전항을 군사기지로 탈바꿈 시키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장전항은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사업 시작과 함께 군항기능이 중단됐던 곳이다. 최근 김정은은 한국이 기반시설을 완비한 금강산 관광사업 지구가 오랜 기간 방치되자 남측 시설을 싹 드러내라며 지시를 내렸다. 이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은 낡긴 낡았다며 동조의 뜻까지 내비친 바 있다. 당국은 장전항의 군사기지화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27일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후방에 배치됐던 북한 군함이 장전항에 다시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지난달 23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물들을 모두 철거하라고 지시했으나 그 이전에 이미 장전항을 군항기지로 바꾸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함정을 육상으로 들어 올리는 시설인 상가(上架)를 부두 건너편에 설치하고, 관련 부대시설들을 새로 건설했다.

중앙일보가 위성사진 제공업체인 구글 어스의 사진들을 판독한 결과 북한군은 군함 여러 척을 부두에 정박시켜 놓고 함정 앞부분인 함수를 바다 쪽으로 돌려 정박시켰다. 함정의 측면부가 부두에 닿도록 하는 평상시 배치와 달리 언제든 긴급 출항이 가능하도록 함수를 바다로 향하게 놓은 것이다.

북한이 최전방 해군기지로 전환하고 있는 장전항은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 주관사인 현대그룹이 유람선 정박을 위한 관광시설로 만든 것이다. 이때까지 장전항은 해상 북방한계선에서 불과 10km 떨어진 군사적 요충지로 북한의 잠수함 전진기지였다. 북한은 군사시설과 무기 노출 등을 피하기 위해 장전항에서 북쪽으로 7km 더 올라가는 남애항에 전력을 옮겼다.

지난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에게 총살된 곳이 장전항 인근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재개하더라도 장전항에 더는 유람선이 드나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장전항의 군사기지화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장전항과 관련한 북한 해군함정의 활동은 한미 당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감시하고 있다"며 "(군사기지화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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