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거대양당 기득권" 비판, 여권發 검찰장악법-선거법 일방개정 철회 촉구단식에 인신공격
"죽지않는 좀비" "떼쓰기 정치" "시작부터 실패" "안경테 무게 버겁나?" 비아냥댄 김정화 대변인
비슷한 시각 孫대표는 黃 단식농성 천막 찾아가 "일어나 손잡자"...하루 전엔 "뭘 위한 단식이냐"
孫 작년 12월 국회서 연동형비례제 도입 요구 열흘 단식...非당권파 "정치적 단식 해놓고 黃 힐난?"

11월26일 오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단식농성 천막을 방문한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왼쪽), "좀비 단식"을 운운하며 황교안 대표를 원색 비난한 김정화 대변인(오른쪽).(사진=연합뉴스)
11월26일 오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단식농성 천막을 방문한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왼쪽), "좀비 단식"을 운운하며 황교안 대표를 원색 비난한 김정화 대변인(오른쪽).(사진=연합뉴스)

여권발(發) 검찰장악 논란 입법, 선거법 일방개정 패스트트랙 철회를 촉구하는 청와대 앞 노숙 단식투쟁을 일주일 째 이어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26일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단식 중단 촉구라는 멍석이라도 깔아줄 때 좀비단식을 끝내라"고 비(非)인간적인 독설을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27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굶기만 한다고 비장한 단식이 되는 것인가?"라며 "죽었지만 죽지 않는 좀비처럼, 이미 실패로 끝났지만 스스로 굶기를 끝내지 않는 황교안 대표의 떼쓰기 정치"라고 비아냥댄 뒤 이같이 말했다.

또한 "협의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 다짜고짜 굶기를 택한 것은 책임 방기와 나라를 망치겠다는 각오일 뿐"이라며 "선거법뿐만 아니라, 공수처법, 각종 민생·개혁입법 등 논의해야 할 사안이 차고 넘친다.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황대표의 단식은 시작 전부터 실패"라고 규정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제멋대로 단식이 아닌 민심 그대로 선거제 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력이 극히 쇠약해진 황 대표에게 "안경테 무게도 버겁다는 황 대표, 부디 국민의 명령과 시대적 요구의 무게도 느끼길 바란다"고 거듭 비꼬았다.

당 차원에서 이같은 인신공격성 논평을 내놓은 가운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오후 1시45분 김관영 지명직 최고위원과 노영관 대변인을 대동하고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황 대표의 단식농성 천막을 찾았다.

황 대표를 3분여간 짧게 만나고 나온 손학규 대표는 "(황 대표의) 건강이 안 좋으셔서 무슨 말씀을 하는데 잘 듣지를 못하겠다"면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 건강을 유의하시라고 했다. 빨리 일어나서 우리 손 잡고 좋은 나라를 같이 만들도록 하자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치지도자 한 분이 야외에서 노숙하며 단식을 하는 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고, 빨리 단식이 풀어지고 대화를 통해 정치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여야 5당 대표 청와대 초청 비공개 만찬에서 여야합의 관례를 파괴한 선거법 패스트트랙 철회를 촉구한 황 대표에게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다그치며 언쟁을 벌인 바 있다.

지난 25일 오전 손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단식 6일차인 황 대표에게 "도대체 무엇을 위한 단식이냐"라며 "거대 기득권 양당의 기득권 투쟁, 무한 정치싸움에 민생과 안보를 내팽개치고 나라 멍드는 정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비난했기도 하다. 손 대표 자신은 지난해 12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국회 로텐더홀에서 10일 동안 벌였다는 점을 두고, 바른미래당 탈당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1년 전 정치적 단식을 하셨던 분이 다른 사람의 정치적 단식을 힐난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 대표는 27일부로 단식 8일차를 맞고 있으며, 26일 밤 한국당 선출직 최고위원단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잇따라 천막을 들러 입원을 청했지만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다"며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신장 이상에 따른 혈뇨 검출 가능성을 단식투쟁 유지의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이날부터 비상상황을 상정하고 구급대를 대기시킬 전망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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