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문제의식 가진 의원들이 힘 합쳐 막아야할 일" 洪 "선거법 강행시 文대통령 차베스 된다, 타협을"
劉 "보수통합 얘기는 없었다...마스크 벗지 말고 말씀하시라 했다. 黃 '고맙다' 했다"
黃측 이진복 의원 "黃대표 계속 몽롱한 상태...사람 알아보기도 못 알아보기도 해" 우려
"정치란 건 결국 협상" 설파한 洪, "겨울에 몇배로 더 힘든데, 더 이상 단식하기는 무리" 염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왼쪽)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오른쪽)는 각각 11월26일 오전, 25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인근 분수대 광장에서 천막을 설치,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방문했다.(사진=연합뉴스) 

"망국(亡國)정치 분쇄" 단식투쟁 7일차로 기력이 쇠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26일 아침 일찍 바른미래당 탈당파 '변화와혁신을위한비상행동(변혁)' 수장격인 유승민 의원이 찾아갔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8시50분 같은 당 측근인 지상욱 의원과 함께 청와대 사랑채 옆에 있는 황 대표의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이들은 현장에 도착해 텐트에 들어가기 전, 잠시 한국당 측 박맹우 사무총장, 김명연 수석대변인, 이진복‧박덕흠‧김상훈 의원 등과 악수를 나눈 뒤 텐트 안에 누워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던 황 대표와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3분가량 짧게 대화한 후 텐트 밖으로 나온 유 의원은 황 대표의 참모들과 다시 대화했고, 건강 상태 등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과 만난 유 의원은 "황 대표가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거 같다.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건강 우려부터 전했다.

황 대표는 지난 4월말 한국당을 배제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지도부의 '야합'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과 '중국·북한식 독재기구' '마무리 검찰장악' 논란의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형사소송법), 검찰청법 표결처리 강행 철회를 목표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유 의원도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에 대해선 어차피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쳐서 최선을 다해 막아봐야 하는 거니까,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하겠다)"고 했다. 국회에서 해결할 현안이라는 점을 부각해 에둘러 단식을 만류한 것이다.

그는 이어 "(황 대표가)마스크 벗고 말씀하시려는 걸 벗지 말라고 했다. (황 대표는)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보수통합 등에 대해선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6일 황 대표의 공개제안 이후 지지부진하던 한국당과 변혁 측의 통합논의가 '3분 대화' 사이 이뤄지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 대표는 유 의원의 방문 사실을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이 도착 30분 전에 전달하고서야 알았다고 한다. 단식 7일차 황 대표의 건강상태에 관해 이진복 의원은 "황 대표가 계속 몽롱한 상태다. 사람을 알아보기도, 못 알아보기도 한다"며 "유 의원도 참모들에게 황 대표의 건강이 우려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25일 황 대표에게 시종일관 날을 세워오던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도 단식농성장을 찾은 가운데, 당내에선 이례적으로 검찰장악 논란 법안을 여권에 타협해주자는 취지의 언급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천막 안에서 약 7분간 머물렀다가 나온 홍준표 전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가 저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정치적으로 좀 타협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국회에 계류중인 공수처 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그것을 민주당과 협의해 통과시켜주고 연동형비례제는 민의에 반하는 제도인데 만약 그것까지 강행처리하면 우리는 '총선 거부'를 해야 한다. 그런(그렇게 말한) 상황"이라고 

홍 전 대표는 "선거법 개정 강행처리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차베스가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이런 식으로 선거제도를 바꿔서 20년 집권 독재했다. 선거법은 절대 야당 동의 없이 협상해선 안 된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황 대표가 이래 참 고생하고 계시는데, 정치란 게 결국 협상이다. 우리 당도 하나 내 주고 선거법은 정당적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 그렇게 황 대표한테 말씀드리고 했다"고 했다. 자신의 지론을 단식 6일차로 몸져 누운 황 대표에게 설파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겨울이기 때문에 여름이나 봄, 가을에 단식하는 것보다는 몇배로 더 힘이 들 것이다. 더 이상 단식하기는 좀 무리이지 않느냐"고 황 대표의 건강에 대한 염려를 거듭 전하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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