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YS 대통령비서실장 박관용, YS 차남 김현철, 상도동계 김무성 등 의원들 대거 참석
'문민정부 띄우기', '文정부의 新독재' 코드..."한국당서 YS 무엇 계승할 것인가 의문" 목소리도
'탄핵은 진정한 민주주의 완성'이라던 홍성걸, 한국당에 "썩은 물 못 버린 통"이라며 당외 공천관리위 건의
나경원 "'닭의 목은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YS의 저항정신이 黃대표 등 투쟁중인 모두의 정신"

자유한국당이 11월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이라는 주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YS) 4주기 추모식을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이 25일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이라는 주제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 4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지난 22일 정부·국회 주관의 YS 추모식에 이어 개최된 한국당 자체 추모 행사로, 이날 참석자들은 YS를 한목소리로 기리면서도 반문(反문재인) 연대의 접점을 찾으려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YS 추모식에는 유족 대표인 'YS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동국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민주동지회·민주화추진협의회·헌정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추모식을 주최한 한국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YS의 옛 상도동계 김무성 의원을 비롯, 강석호·정갑윤·주호영·김한표·홍일표·여상규·김재원·박덕흠 의원 등이 자리를 지켰다.

황교안 당대표는 당초 참석 예정이었으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포괄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및 여권발(發) 준연동형비례제 선거법-검찰장악법 강행을 멈출 것을 정부여당에 촉구하는 단식투쟁으로 인해 불참했다. 사회는 한국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성원 의원이 맡았다.

자유한국당이 11월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이라는 주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YS) 4주기 추모식을 개최한 가운데 'YS 초대 대통령비서실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YS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왼쪽부터)가 각각 인사말 및 헌사를 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YS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추모사에서 "YS가 남긴 유지들을 우리가 어떻게 받들어 나가야 할지 생각하는 날"이라며, 이날 행사에 "독주하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각오와 결의를 한번 다시 다지는 모임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용기로 새 길을 내는 것이 거산(巨山)의 정치였다"면서 "민주주의 역사에 남기고 가신 개혁과 통합의 정신, 희생과 용기를 되살려 보며, 영원히 이 나라와 한국당을 굽어살피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김현철 상임이사는 유족 인사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추모식을 열어주신 데 대해 가족의 한 사람으로 한국당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진정한 정치지도자를 찾아보기 힘든 이시대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화합과 통합을 이끌어내신 아버님(YS)이 그리워진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이 11월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이라는 주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YS) 4주기 추모식을 개최한 가운데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와 최양부 전 'YS 청와대' 농림수산수석비서관(왼쪽부터)이 각각 특별강연자로 나섰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추모 영상이 상영된 뒤엔 특별강의가 이어졌다. 첫 번째 특강은 국민대학교 행정정책학부 홍성걸 교수가 '김영삼과 자유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홍성걸 교수는 "YS는 개인보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셨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사회주의 인민공화국을 목표로 하는 것이 명확한데, 아직도 지지율이 45%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이 한 번도 역전하지 못했다. 이는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 것"이라며 "썩은 물을 버리지 못하면 통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다"고 당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다만 홍 교수는 "그런데 한국당 내부에서 김세연 불출마에 대해 뭐라고 했나. 기득권을 아무것도 버린 것이 없다"면서 비박(非박근혜)계 복당파 출신 김세연 의원을 감쌌다. 그는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 이후 일간지 기고문 등을 통해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대통령을 탄핵함으로써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기득권을 버리고, 공천을 외부 명망가로 구성된 공천관리위원회에 백지위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 순서로는 'YS 청와대'에서 농림수산수석비서관을 지낸 최양부 전 수석이 '21세기 신한국 창조를 위한 변화와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최양부 전 수석은 한국당 대표실에 故 이승만 초대대통령 및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과 YS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음을 보여주며 "한국당에서 YS의 무엇을 계승할것인가에 대해선 그야말로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운을 띄웠다. 또한 최 전 수석은 YS정부 당시 진행한 개혁정책들을 정리한 표를 띄우면서 "현대정치 30년이 YS에서 출발했다"며 "문민정부에선 정권이나 당파를 위한 결단이 없었다.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한 개혁들 뿐이었다"고 추어올렸다.

자유한국당이 11월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이라는 주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YS) 4주기 추모식을 개최한 가운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무대에 올라 행사를 마무리하는 YS 헌사를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추모식의 마지막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YS 헌사로 장식됐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헌사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인생은 한마디로 '저항과 통합의 역사'였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거칠지만 신념과 열정을 갖고, '언젠가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자유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오셨다.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그 시대정신이 '김영삼 대통령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 2년 반, 신(新)독재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언론을 장악하고, 검찰을 장악하고, 사법부를 장악하고, 마지막으로 하겠다는 게 선거법을 바꿔서 이제 대한민국 의회를 한단계 더 좌클릭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 2년 반동안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가 철저히 파괴됐다. 한국당이 부족해서다.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닭의 목은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YS의 저항정신이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투쟁 중인 한국당 모두의 정신이라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저희 한국당을 만들어주시고, 저희 우파를 이만큼 가져오신 우리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했는가 (생각한다)"라며 "YS 대통령이 가신 이후에 어떻게 보면 우리가 제대로 기리지 못했기 때문에 평가절하 되고 있다는 점이 저도 너무 아쉽다. 이것이 소위 '우파세력과 좌파세력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고도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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