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측의 발언에 하나하나 코멘트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
수출 규제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도..."지소미아와는 전혀 다른 문제"
일각, 나라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이랬다, 저랬다 뭐 하는 것이냐고 분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5일 전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일본 경제산업성이 수출 규제와 관련한 합의를 사실과 다르게 발표해 이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로서 한국에 사죄(사과)한 사실이 없다"고 단호히 일축했다.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사죄한 것이 맞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한국 측의 발언에 하나하나 코멘트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한국 정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키로 했다는 주장인데, 철회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지난번 수출 관리 재검토를 수출 관리 제도를 적절히 운용하기 위한 것으로 지소미아와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설명했다.

스가 장관은 지소미아 효력 기간에 대해선 "종료 결정 효력 정지로 11월 23일 이후에도 효력이 지속된다는 데 이의가 없으며, 협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계속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고, 이런 입장을 한국에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청와대는 스가 장관의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주장을 내놔 향후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윤도한 국민소통 수석은 이날 "어제(2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 누구도 우리 측에 '사실과 다르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 측은 사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4일 보도에서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의 말을 인용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 수석은 아울러 "한국 언론은 다시 이러한 요미우리 신문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며 "진실 게임은 일본과 한국의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다. 진실은 정해져 있다"고 했다. 그는 그 근거로 "일본 측이 사과한 적이 없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항의해 올 것"이라고 강변했다

다만 스가 장관의 이날 발언으로 문재인 청와대의 처지가 다소 우스워질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은 일본 언론의 보도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뉘앙스로 말했지만, 일본 정부는 보란 듯이 "사죄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문재인 청와대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를 두고 '이게 나라냐'며 나라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이랬다, 저랬다 뭐 하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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