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황교안 방문 전 與최고위서 "12월17일까진 패스트트랙법안 처리" 못박고 와
"빨리 단식 중단하고 대화좀 나누자고 했다" 밝히고 방문 5분만에 떠난 이해찬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 "불법으로 점철된 공수처-선거법 그대로 두고 협상 운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망국정치 분쇄' 단식투쟁을 엿새째 벌이고 있는 2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음으로 단식농성장을 찾아왔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42분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황교안 대표의 간이천막 농성장을 방문해 5분 정도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가 황 대표와 면담하기 위해 천막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과정은 현장 취재기자 및 당직자 등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한국당 유튜브인 '오른소리' 채널에 이같은 모습이 담겼는데, 황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된 양측의 대화는 선명하게 들리지 않았다.
이 대표는 황 대표 천막에서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화 내용을 묻는 질문 등에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대화를 좀 나누자고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의 상태에 대해 "기력이 빠져있어 거의 말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대화가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어 "김도읍 의원 보고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협상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1분 정도 만나고 급히 자리를 떴다. 이 대표가 단식농성장을 찾아올 때와 떠날 때 황 대표 측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민들은 "물러나라", "뭔데 여길 오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 대표의 방문 후 한국당은 김명연 수석대변인을 통해 "목숨 건 단식의 현장을 찾았으면 그에 합당한 협상 의지나 해결의 열쇠를 가져왔어야 했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며 "(이 대표가) 건강을 염려하며 병원을 권했지만 근본적인 대책도 없는 의례적 방문이자 인사치레에 불과했다"고 불쾌감을 표명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관련해 협상을 제안하면서도, (검찰장악법 논란의)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며 "불법과 하자로 점철된 공수처와 선거법을 그대로 두면서 협상을 말한 여당 대표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해야 할 말에 대해서는 하지 않는 여당 대표와 무슨 논의를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애초 합의가 없었던 법안이다. 패스트트랙 자체가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의회 폭거로 강행 처리된 사안"이라며 "민주당의 아집에 이미 의회민주주의는 무너졌다. 장기집권의 사심만 가득한 여당에게 지금 꽉막힌 정국을 풀려는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황 대표 문안에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당을 뺀 4당 야합으로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검찰장악법 등에 대해 "12월17일부터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므로 그때까지는 사법개혁 법안과 함께 선거법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시한까지 못박은 바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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