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협상에서 나타난 트럼프의 동맹외교, 美 내부에서도 비판
워싱턴포스트(WP) "트럼프 외교 의심할 나위없이 우려스럽다"
"美中 사이에서 한국이 중국에 가까워지게 해"
"한국과 달리 북한에는 간청하는 태도(a supplicant posture) 쓴다"

미국 고위 관리들이 방위비 협상을 위해 한국을 찾아 회담 한시간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사건이 미국에서도 의미심장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에 누차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부에서조차 일방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외교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한국을 상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외교를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는 동맹국인 한국에 부담을 더 지우는 방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방위비 협상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무리가 아니지만 ‘무임승차’라는 식으로 동맹국을 사실과 달리 비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돈만으로 계산할 수 없는 지정학적 고려에 따른 주한미군 주둔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 수준은 위험천만한 단견(短見)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역내 균열을 벌리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한국이 중국과 국방 분야에서의 협력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며 우려(worrisome)를 나타냈다. 미중(美中) 사이에서 한국이 중국에 가까워지며 위험분산(hedge)을 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워싱턴포스트는 “심지어 트럼프는 미국의 민주적 동맹인 서울에 (이같이)요구하는 동안 미국의 적이자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 평양에는 간청하는 태도(a supplicant posture toward)를 쓰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동북아시아 질서에서 미국의 견고함(American steadfastness)이 의심받는 만큼 미국의 영향력도 줄어드는 심각한 상황을 바로 한국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시각으로 풀이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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