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조민 부정 장학금 엮인 부산대 "교육 형평성과 도덕적 차원에서 특혜 소지"
조민,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등 허위 경력 앞세워 부산대 의전원 입학...2번 유급에도 장학금 받아
"부산대, 늦긴 했지만 '조국 손절'에 나서 (고려대, 연세대 등보다는) 그나마 낫다고 본다"

부산대가 조국 씨 딸 조민에게 부정 장학금을 줬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소천장학회’와 관련해 뒤늦은 입장 표명에 나섰다. 해당 장학금이 특혜 소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부산대는 22일 “지난 14일 학생처장 명의로 ‘조국 前 장관 자녀 관련 의혹에 대한 대학본부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총학생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해당 공문에는 조민의 장학금 특혜 의혹에 대해 “단과대학 또는 학교 본부에서 외부장학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학칙이나 규정에 위반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교육의 형평성과 도덕적 차원에서 특혜 소지가 있었다고 여겨진다”는 내용이 있다. 부산대가 학교 차원에서 ‘특혜 소지’를 공문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공문에는 또 “장학금 기탁자가 수혜자를 지정할 수 없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긴급한 가계지원 등 예외적으로 지정하는 경우에도 합리적인 기준과 검증 절차를 통하여 엄격히 관리하도록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관련 학칙 개정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 딸 조민과 관련한 장학금 의혹은 조 씨가 장관이 되기 전 야권 문제제기로 드러났다. 조민은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등 허위경력을 앞세워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해 졸업까지 두 차례 유급당했다. 유급에도 불구하고 노환중 양산 부산대 병원장이 만든 ‘소천장학회’로부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학업을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서 학기당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민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이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이곳에서도 서울대 총동문회 운영 ‘관악회’로부터 두 학기동안 전액장학금(802만원)을 받았다. 해당 장학금 역시 경제적 사정이 어렵거나 조교 근무를 해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부산대 의전원은 조 씨가 법무부 장관이 되기 전인 지난 8월에는 “조국 딸 장학금 특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소천장학회의 장학금 지급 절차가 문제없다고 발뺌해왔다. 다만 이날 공문 마지막에는 “(조민 사례와 관련) 입학 모집 요강에 ‘입학 후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입학을 취소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확인되면 입시 관련 규정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조민이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입학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부산대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뒤늦은 것이지만, 교육계와 학생들 사이에선 조민의 입시・학사비리에 연관된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아직까지 미적지근한 입장을 낸 데 비해 “그나마 낫다”는 말이 나온다. 조민이 고2시절 제1저자로 올랐던 SCI 논문을 쓰고 있다는 한 연세대 09학번 박사과정 재학생은 23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부모 잘 만난 조민이 하지도 않은 인턴 경력으로 대학원에 간 게 부끄럽다. 이 사람의 아버지는 법무부장관까지 해먹었다”며 “우리 모교(연세대) 교수들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것과 달리 부산대는 늦긴 했지만 ‘조국 손절’에 나서 그나마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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