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오후6시 지소미아 효력유지 발표 직전, '단식 사흘차' 黃대표에 강기정 정무수석 보내 전달
黃 "말씀 감사...지소미아 폐기 안 일어나길 바란다"...검찰장악법-선거법 강행 철회요구 남아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 "이제 공수처법-연동형비례제 저지 위해 모든 걸 내려놓은 단식 지속"
'美 북한인권피해자' 오토 웜비어 부모, 단식농성장 방문...黃 "故 웜비어 사건 잊지 않을 것"
종료 시한인 22일 자정을 7시간쯤 앞두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통보 '정지' 결정이 확인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소미아 문제가 잘 정리됐다"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가 오후 6시 지소미아 효력 유지 사실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흘째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에게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보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이 "수출규제 문제와 지소미아 문제는 국익의 문제였는데, (황) 대표께서 많이 고심해주셨고, 이렇게 단식까지 하시며 추운데 (걱정)해줘서 한편으로는 죄송하고, 한편으로는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도 있는데, 대표님 단식을 풀어주시고, 만찬도 참여해주길 다시 부탁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황 대표는 "말씀 감사하다. 지소미아가 폐지되는 일이 안 일어나길 바란다"고 답했다.
강 수석은 황 대표를 만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는) 황 대표님의 바람대로, 정말 어려웠지만 (종료 통보 효력) 정지 상태로, 사실상 종료가 되지 않고 물밑 협상과 다양한 대화 채널을 열고 잘 정리된 만큼, 이제 황 대표께서 단식을 종료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당초 지소미아 연장과 함께 여권발(發) 공수처 설치법 등 마무리 검찰장악법안, 비례대표 의원 비중을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강행처리를 요구해 온 만큼 단식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이다.
강 수석이 다녀간 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는 지소미아 파기 철회를 촉구하는 단식을 이어왔다. 산 하나를 넘어섰다"며 "이제 공수처법과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저지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은 단식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황 대표는 '문재인 청와대'가 외면해 온 북한인권 탄압 미국측 피해자로부터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 2017년 북한을 방문했다가 혼수상태로 본국에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고(故) 오토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신디 웜비어씨는 이날 오후 5시쯤 황 대표의 농성장을 찾았다.
황 대표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오토 웜비어가 그 피해자가 된 것을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프레드 웜비어씨는 황 대표의 두 손을 맞잡으며 "감사하다"고 했다.
황 대표는 "북한의 인권이 개선됐으면 오토 웜비어 사건도 없었을 텐데 참 안타깝다"며 "오토 웜비어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북한에 대해 지속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제가 단식 투쟁중이라 두 분을 이렇게 모시게 돼서 미안하다"고 밝히는 한편 "오토 웜비어 사건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웜비어 부부는 "우리는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