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원이가..." "오빠 단식은 해당행위" 羅원내대표 흉내내 黃대표 단식 깎아내린 이종걸
羅비서실장 강승규 "야비한 상상력의 3류정치...제1야당 女원내대표 조롱이 5선 중진의 정치관인가?"
"본인이 자랑스러워하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그 선조 얼굴에 먹칠하는 것...선 넘지 맙시다"
한국당 원내지도부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이종걸의 저급한 인신공격...이해찬 대표가 징계해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이 11월2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속마음'일 것이라는 빌미로 "교안 오빠", "미국에서 경원이가..."를 운운하고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투쟁을 '위장 탄압'이라고 폄하한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정치권에서 '여혐·막말' 파장이 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경기고 제72회 동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한 정치공세에 앞장서 온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양시만안구·5선)이 22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속마음'일 것이라는 빌미로 "교안 오빠", "미국에서 경원이가..."를 운운한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정치권에서 '여혐·막말' 파장이 일고 있다. 

단식투쟁 자체를 '자신의 위장만 탄압하는 일'로 극단적으로 폄하한 언급도 있었다. 한국당에선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선조 얼굴에 먹칠한다", "민주당의 윤리적 마비"라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종걸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종걸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나경원 원내대표의 의견인 듯 "교안 오빠. 계산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어서 메시지를 드립니다. 지난번 제가 패트(패스트트랙)저지투쟁에 나선 분들께 공천 가산점을 주자는 제안을 해당행위라고 비판하셔서 무지 섭섭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빠가 '삼고 초려'한 인재라는 박 모 대장이 국민 눈높이로는 '삼초 고려'만 해도 영 아니라는 계산이 나오는데도 비판을 삼갔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런데 지금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단식하시면서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 국민이 공감 안해요. 손가락질 받는 해당행위입니다. 오빠 속만 괴롭히는 '위장(胃腸)탄압'입니다. '속옷목사'와 어울리는 것도 해당행위입니다. 그러니 저의 패트 가산점 제안 실수와, 오빠의 단식투쟁 실수를 쌤쌤해요. 퉁 치자고요"라는 각종 비하 어휘·속어를 동반한 주장을 폈다. 

이 의원은 '속옷목사'를 써놓고는 "부끄러워서 별명대로는 차마 못부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는데, 이는 청와대 인근에서 문재인 정권 퇴진 촉구 철야농성을 진행 중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일각의 발췌보도 식 비난을 근거로 폄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또 "오빠도 '법잘알'(법을 잘 아는 사람)이시니 관우가 청룡언월도 휘두르듯이 윤석열(검찰총장)이 수사권을 휘두르면 심각해진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오빠와 전 패트저지호라는 같은 배를 탔어요. 하지만 단식은 도움이 안 돼요"라고 썼다.

나아가 나 원내대표 개인 거취까지 엮어서 "그보다 제가 원내대표를 총선까지 하는 게 중요해요. 도와주실거죠? 도와주셔야만 해요. 미국에서 경원이가....."라고 마무리한 뒤, "이것이 속마음일까?"라고 자신의 짐작임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비서실장 및 서울 마포구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승규 전 의원이 11월22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한국당 지도부 인신공격성 글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사진=강승규 전 의원 블로그 및 페이스북 캡처)

이를 두고 나 원내대표 측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강승규 전 의원이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만 자극하는 비아냥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공개 입장문을 냈다. "비서실장이기 전에 제18대 국회의 같은 상임위 동료 의원이었고, 또 여의도에 함께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심히 유감"이라는 것이다.

강승규 비서실장은 "'교안 오빠'라니요. 이건 정말 한참 아니지 않습니까? 제1야당의 여성 원내대표를 조롱하는 것이 5선 중진의원의 정치관입니까?"라며 "야당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그렇게 이간시키는 것이 여당의 책임있는 정치입니까?"라고 반발했다.

강 비서실장은 "풍자와 해학도 정도라는 게 있다. 여야가 경쟁하고 정쟁하더라도 품격이 필요하다"며 "야비한 상상력과 오직 상대를 폄훼하는 이간질로서 저자거리의 이목을 끌어보겠다는 것은 '3류 정치'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이어 "본인이 자랑스러워하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그 선조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라며 "당장 삭제하고, 사과하시라.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에게 진심으로 사죄하시라. 생각이 다르고 서로를 비판할지언정 선을 넘지는 맙시다"라고 촉구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원내지도부 차원에서도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와 이 의원 징계 요구가 나왔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이종걸 의원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한 표현으로 야당 지도부를 모욕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국민과 국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야당 지도부를 향해 '오빠' 운운하며 조롱하기에 바쁜 이 의원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도 없다. 여성을 희화화하는 명백한 성희롱이자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결여된 모습"이라며 "소속 의원과 단체장들의 각종 성추문이 터져도 무대응으로 버티고, 입에 담지 못할 저급한 막말도 손쉽게 용인하는 민주당의 윤리적 마비가 이 같은 인신공격을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의적인 노이즈마케팅으로 국민의 정치 혐오를 부추겨 정권 심판론을 비켜갈 의도가 아니라면,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이 의원을 강력 징계해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런 명백한 성희롱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친 정권 성향의 여성 단체가 침묵한다면 현 정권은 더 이상 성인지 감수성 등은 언급도 말아야 한다"며 "국격을 훼손하는 민주당의 인륜 무시와 저질 막말이 이번 기회에 반드시 추방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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