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단식 이틀째' 황교안 찾아가 "25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 와달라"...한국당 "놀리는 거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11월21일 기준 '문재인 정권의 망국정치 분쇄' 단식투쟁 이틀차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를 두번째로 찾아가 단식 중단을 에둘러 요구했다.(사진=연합뉴스)

한·일 지소미아 종료 강행과 한미동맹 파괴, 범여권(汎與圈) 검찰장악법-선거법 야합 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에 돌입한 제1야당 대표에게 '문재인 청와대'가 사실상 '나흘 뒤 만찬에 와 달라'는 요구를 했다. 정치적 금도(禁度)를 벗어난 '단식 능욕'으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앞 노상 단식투쟁 이틀차인 21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전날에 이어 두번째로 현장을 찾아왔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황 대표에게 "추위도 오는데 여기서 괜찮겠느냐"며 "걱정이 많이 된다"고 건강을 염려하는 언급과 함께 "필요하면 대통령도 적극 대화하실 용의가 있으시다고 말한다"는 등 단식 중단을 에둘러 요구했다. "마침 3당 원내대표들이 미국을 갔다. 원내대표들끼리 잘 이야기를 나누실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세가지 현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달라"고는 요청을 거듭했다. 청와대발(發) 한일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철회, 여당 주도의 '중국·북한식 독재기구 논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비례 의석 증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요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양측 대화 과정에서 강 수석은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일정을 소개하며 환영 만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는 "23일부터 (아세안 정상) 국빈 방문이 시작되고 24일부터 (대통령이) 부산에 내려가신다"며 "한·아세안 10개국 협의회 회장님들과 친선협회 회장님들, 5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다 와서 힘을 보태 달라"고 했다.

황 대표는 "제가 단식 중이라는 점을 잘 말씀드려달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선 "단식 중인 사람에게 만찬을 권하다니 놀리는 거냐"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 대표는 "대통령의 뜻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힘든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 사안에 있어서 대통령께서 국민의 뜻에 맞는 결정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폐기 시한이 임박해도 강 수석이 청와대의 모호한 입장을 강변한 데 대해선 "이 문제로 (미국발) '퍼펙트 스톰'까지 걱정하는 분 많이 계시니 대통령께서 해결책을 내놓으실 것을 전해 달라"고 답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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