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1일 두 차례 논평 내놓고 '황제 단식' '갑질 단식'...靑은 강기정 보내 '만찬 초대'하기도
野 "놀리는 것인가" 비판 가운데 黃 단식 방식 "단식이 아니라 살을 빼야" 苦言 나오기도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심민현 기자)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심민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노숙(路宿)을 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나선 지 사흘 째가 된 가운데,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이를 ‘황제단식’ ‘갑질단식’에 비유해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대변인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웰빙 단식에 이어 황제 단식이자 갑질 단식을 선보인다”고 적었다. 앞서 황 대표가 단식과 함께 당직자 4명이 12시간 단위로 돌아가며 현장을 24시간 지키라고 지시한 문서를 지적한 것이다. 이 문서에는 30분마다 대표 건강을 확인하고 기상시간(새벽 3시30분)대 근무에 철저할 것, 야간시간 대표 취침이 방해받지 않도록 소음을 제어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 하단엔 ‘미근무시 불이익’이라는 점도 명시돼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과 오후 연이어 논평을 내놓고 “황교안 대표는 장외 집회의 호화로운 무대, 느닷없는 청와대 앞 삭발투쟁에 이어, 이제는 '황제단식'이라고 조롱까지 사고 있는 이 사건까지 취임이래 이벤트만 일관하며 정작 민생과 국민에는 등돌리고 있다” “민생을 외면한 정치적 자충수를 거두기 바란다”는 등의 비난을 일삼았다. 청와대 사랑채와 국회 앞 길에서 병풍 등으로 바람막이만 해둔 단식투쟁 현장을 ‘황제 단식’ ‘호화로운 무대’ 등으로 빗댄 것이다.

청와대는 아예 만찬에 초대하기도 했다. 강기정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은 단식이 시작됐던 지난 20일에 이어 이날도 황 대표를 찾아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여야 5당 대표를 모시려 하니 참석해달라”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내가 단식 중이란 말을 대통령에 전해달라”고 거절했다.

한국당 당직자를 비롯한 야권에서는 황 대표가 갑자기 꺼내든 ‘단식 카드’가 뜻밖이라면서도, 민주당이 노숙 단식투쟁에 ‘황제’ ‘갑질’ ‘호화’를 거론한 점을 문제삼는다. 한국당 당직자들은 “단식 중인 사람에게 만찬을 권하다니 놀리는 것인가” “민주당은 당 대표가 단식하면 6시 칼퇴근한 후 죽창가 따라부르고 사케나 마시나” 등 비판을 내놨다.

황 대표의 단식투쟁 방법에 충고를 내놓은 한 시민 페이스북 글.
황 대표의 단식투쟁 방법에 충고를 내놓은 한 시민 페이스북 글 중 일부.

다만 황 대표의 단식에 “방식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에 충고를 이어온 한 의료인은 이날 SNS에 “단식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추위에 황교안이 진짜로 (밖에서) 단식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런 걸(단식) 아주 잘한 사람이 있다. 바로 유민아빠 김영오 씨”라고 했다. 이어 “단식이 아니라 살을 빼야한다. 완전히 살이 빠져서 바지가 김영오처럼 훌렁훌렁하고 눈이 쑥 들어가고 그 가운데에 머리 한 번 깎아서 정말 김치 올드만처럼 한 다음 자유한국당 현역 50% 날려버리고 대여투쟁에 들어가면 이기지 못할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단식투쟁 사흘 째인 23일 오전 “누군가는 저의 단식을 폄훼하고 저의 생각을 채찍질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저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 소명을 다할 뿐입니다”라며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입니까? 한미동맹은 절벽끝에 서 있습니다.  공수처법, 선거법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됩니까? 저는 지금 사생결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들의 폭력에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야 합니다”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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