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靑브리핑, 北통신 폭로에 급히 대응한 듯...故 강한옥 여사에 국가원수급-위인에 쓰는 '서거' 표현 써
"김정은 조문에 11월5일 답신...아세안 참석한다면 남북 평화정착 노력 지지확산에 도움될 거라는 의사표명"
"정부, 남북정상 모든 가능한 계기에 자주 만날 필요 있다는 입장"...北은 "대화 냄새 피워, 불순한 기도" 폄하
고민정 靑대변인, 지난달 29일 "강한옥 여사 별세" 공지...이날 "文대통령 모친 서거" 표현 썼다가 정정

지난 11월17일 오후 청와대에서 고민정 대변인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일정 등에 관한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정권이 21일 관영선전매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김정은에게 부산에서 열릴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청 친서를 보낸 뒤 수차례 '특사라도 보내달라'고 간청해왔다고 폭로, 초청을 공개 거절한 데 대해 청와대는 "매우 아쉽다"고 반응했다. 해당 친서를 두고 김정은 부산 초청을 제1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으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북한 조선중앙통신 논평기사 대응 차원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 모친 '서거'에 즈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문에 대해 11.5 답신을 보냈다"고 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 서한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수 있다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의 공동노력을 국제사회의 지지로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조문에 대한 답신 내용의 일부로서 김정은 초청 의사를 문 대통령이 드러냈을 뿐이라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고 대변인은 "정부는 남북정상이 모든 가능한 계기에 자주 만나서 남북 사이의 협력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하여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이러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기사에서 문재인 정권을 두고 남북 수뇌간 대화의 "냄새를 피운다"며 "불순한 기도"라고 비하한 바 있다.
 
고 대변인은 이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함께 평화번영을 위해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자리를 같이하는 쉽지 않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하여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대변인은 앞서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가 향년 92세로 별세한 사실을 전하며 "별세하셨다"는 표현을 썼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는 故 강한옥 여사에 대해 국가원수급 또는 국민적인 위인의 사망을 표현하는 "서거"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이내 "별세"로 정정한다는 설명을 내놓음으로서 북측의 폭로에 급히 대응하는 차원에서 발생한 '실수'로 보이지만, 그동안 고 대변인이 문 대통령에 대한 '과잉 충성'을 드러내 온 언행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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