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수사팀에 조국 사모펀드 불법투자 조사한 검사와 수사관들 추가 투입
상상인그룹, 상장사 주식 담보로 고금리 대출 취급...무자본 기업사냥 세력의 자금줄 의혹
조범동에게도 WFM 주식 담보로 20억원 대출...조범동 대출 허가나자 필리핀으로 도주
‘재정악화’ WFM이 발행한 전환사채 사들인 기업 두 곳에 100억원씩 대출해주기도

12일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검사)가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점./연합뉴스

검찰이 ‘조국펀드’의 더블유에프엠(WFM)과 자금 유착 의혹을 받는 유준원(45) 상상인그룹 대표를 출국 금지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는 최근 상상인그룹의 유 대표와 일부 임직원을 주가조작 및 편법대출 등 자본시장법과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이들에 대한 출국 금지 처분을 내렸다. 해당 수사팀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一家)가 관계된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들이 추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선 12일 검찰은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를 받고 경기 성남시의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이 지난달 31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2곳에 제재안건을 의결했지만 추가 수사 필요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보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고도 금융감독의 승인을 받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특정 회사나 개인사업자에게 일정액(8억)을 초과해 대출할 수 없다는 저축은행법상 규정도 위반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상상인그룹 저축은행들이 ‘조국펀드’ 세력들의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됐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7·구속기소)씨는 지난 8월 30일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17% 고금리에 20억원을 대출받았다. 조씨는 대출이 허가된 직후 우국환 WFM 회장, 이상훈 코링크PE 대표 등과 함께 펀드 관련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또한 WFM이 재정악화로 지난해 7월 26일 151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을 때 이 중 100억원을 앳온파트너스가 인수했다. 이때 CB를 담보로 앳온파트너스에 100억원을 빌려준 곳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다. 앳온파트너스는 CB를 인수하기 불과 9일 전에 설립됐다. 그리고 WFM 주식을 담보로 팬덤파트너스에 돈을 대출해줬는데 팬덤파트너스도 WFM의 100억원대 CB를 사들였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500만원에 불과하며 주소지는 충북 충주시의 한 낚시터 인근 공터였다. WFM의 전환사채를 매입하기 위해 급조된 유령회사라는 의혹을 받는 배경이다.

검찰은 현재 금융당국이 제기한 상상인그룹의 혐의를 조사하는 한편 상상인그룹과 WFM과의 수상한 자금거래 관계도 함께 파헤치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유 대표가 조 전 장관을 끌어들여 큰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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