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청, '좌파사상 주입 논란' 인헌高 교사들에 징계도, 특별감사도 안 한다
조희연 서울교육청, '좌파사상 주입 논란' 인헌高 교사들에 징계도, 특별감사도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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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맥락상 교사 발언, 법적・행정적 징계 대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성격 아니었다고 판단"
학수연 "시교육청, 인헌고와 공범...자신들 기준에 혁신적인 것이 '민주혁신적 학교'"
조희연은 되려 폭로 학생들에 "섣부른 신념화는 독선으로 흘러 자신과 사회에 위험" 질타하기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인헌고등학교 교사들의 좌파 사상주입에 특별감사는 물론 별도 징계절차마저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교육청은 21일 인헌고 사태와 관련 “교원들이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특정 이념이나 사상을 강제로 가르치거나, 정치 편향적, 정파적 교육을 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주의, 경고 등 행정처분이나 특별감사를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며 “‘서울형 사회현안교육’의 규범과 규칙을 확립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 특별장학팀 26명은 지난달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인헌고 전체 학생 대상으로 특별장학을 진행했다. 인헌고 사태를 다룬 ‘언론 보도 관련 사실확인’을 하겠다던 취지였다. 지난달 23일에는 인헌고 학생 전부(441명)를 대상으로 좌파사상 주입 관련 설문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설문 결과 각 반 1~2명, 전체 21명의 학생이 교사 주도의 사상 주입이 있었다고 답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특별장학 발표와 함께 해당 설문 발표를 전하며 “이번 특별장학에서 위와 같이 학생들의 시각에서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단지 전후맥락 상 교사의 발언을 법적·행정적 징계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 개개인도 하나의 시민적 주체인 만큼 통상적인 사회적 통념의 한계 내에서 사고하고 발언하게 되는데 이번 발언을 그런 경계선 상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더구나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교사가 사과를 하는 등 자율적 해결노력도 있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학교 편을 들기도 했다.

논란이 됐던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교내 단축 마라톤’ 당시 반일구호 제창 강요에 대해서도 “사전 교육활동은 자유롭게 통상적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당일 행사의 구호 복창의 경우, 사회적 통념에 따른 것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특히 한일관계에 따른 당시 사회분위기를 반영하여 전체 학생 참여라는 취지에서 구호를 외치게 한 정도라고 할 수 있다”는 궤변을 내놨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안에 교육청의 책임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면서도 대안으로는 소위 ‘서울형 사회현안교육’을 내놨다. 좌파사상 주입 논란이 인헌고 외 다른 혁신학교와 대안학교에까지 퍼져나감에도 교원들의 연수와 학교 현장 수업실천을 적극 지원해 ‘민주시민교육’을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교사가 사회 쟁점을 소개하면 학생이 이를 토론하는 등으로 사회현상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갖게 하겠다는 등의 설명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사태를 촉발하고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이 남다른 감수성으로 교사와 다른 시각과 생각을 지니고 행동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면서도 “학생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의견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 즉 민주주의, 인권, 평화, 정의 등에 비추어 동등하게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검토되지 못한 섣부른 신념화는 독선으로 흘러 자신과 사회에 매우 위험할 수 있음을 꼭 유념해주었으면 한다”며 인헌고 폭로 학생들을 역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지난 10월23일 서울 관학구 인헌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교사들에 의한 정치편향적 사상주입 피해를 호소해온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학생들이 공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펜앤드마이크TV)
지난 10월23일 서울 관학구 인헌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교사들에 의한 정치편향적 사상주입 피해를 호소해온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학생들이 공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펜앤드마이크TV)

지난달 18일 좌파사상 주입이 있었다고 처음 폭로한 인헌고 학생수호연합(학수연)은 “이번 폭압적 발표를 통해 시교육청은 사실 가해자 인헌고 측을 협조하고 있는 공범이었음을 인지했다”며 “인헌고 20명(폭로가 있었다고 설문조사에 답한 인원)은 공범들의 음모에 의해 죽었다. 내 기준에 민주적인 것, 내 기준에 혁신적인 것이 바로 공범들이 말해왔던 민주혁신적 학교”라고 반발했다. 학수연 측은 오는 23일 시교육청 정문에서 긴급 기자회견 ‘공범의 음모’도 가질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박선영 물망초재단 이사장은 21일 통화에서 “특별감사는 인헌고 폭로 학생들이 받고 있는 따돌림 등에 대한 조사도 포함됐을 텐데 (시교육청의) 이번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권이 자기들에게 불리할 내용이 나올 것을 회피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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