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현지 직원 정 씨가 고문 당한 사실 폭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이 駐英 중국 대사 초치해 강력 항의
中 외무부, “中 대사 초치당한 적 없고 英 내정간섭 불허해”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의 전 직원이었던 사이먼 정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8월 중국 본토 경찰에 구류당해 고문을 받았다고 폭로했다.(사진=BBC 인터뷰 영상 캡처)

지난 8월 주(駐) 홍콩 영국 총영사관에 근무중인 현지인 직원이 중국 본토 경찰에 붙잡혀 고문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BBC는 20일(영국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사이먼 정(29)이 당시 중국 공안으로부터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폭로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의 현지 직원으로 근무할 당시인 지난 8월 홍콩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선전(深圳)으로 출장을 갔다가 복귀하던 도중 치안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중국 본토 경찰에 구속됐으며 15일 간의 행정구류 처벌을 받은 후 석방됐다고 한다. 또 그는 그의 구류 기간 동안 선전 현지 경찰은 그의 손발을 묶고 구타한 것도 모자라 잠을 재우지도 않았고 부동자세로 있을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사이먼 정은 2년간 홍종 주재 영국 총영사관의 무역 투자관으로 근무하면서 대(對) 중국 스코틀랜드 투자 유치와 관련한 업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지난 6월 이후 홍콩에서 자유와 민주를 요구하며 일어난 시위가 점차 격화되자 영국 총영사관 측은 홍콩 시위 현황에 대한 정보 수집 업무를 지원하는 임무를 그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그의 실종 당시 중국 당국은 그의 억류를 확인해주면서 매매춘 행위 때문에 그를 억류했다고 밝혔지만 정은 이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에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주 영국 중국 대사를 초치(招致)하고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강력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브 장관은 “중국에 억류되어 정이 받은 치욕적인 학대에 대해 우리는 격분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관련자들에 대해 검토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NHK는 겅솽(耿爽) 중국 외무부 대변인이 2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영국 측이 주 영국 중국 대사에게 항의했다는 정보는 아직 파악하지 못 했지만 우리(중국) 대사는 그러한 항의를 접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을 둘러싸고 영국 측에는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전했다”고 말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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