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로 선별한 300명 중 대통령과 이미 만난 사람이 발언권 얻은 17명 중 4명"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다문화, 탈북민 다 있는데 20・30대 男 없다. 文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엔 20・30대 男 없나봄"

문재인 대통령(좌)과 19일 MBC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한 일반 국민들(오른쪽).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좌)과 19일 MBC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한 일반 국민들(오른쪽).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후 4번째 소위 ‘국민과의 대화’에 “박수부대 동원한 TV 쇼”라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대화’에 나섰다는 '국민'의 면면(面面)을 분석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주목받고 있다. 이 네티즌은 “(방송에서) 까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찬양만 함”이라고 했다.

국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씨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는 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가 종료된 지 3시간여 만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오늘 문재앙쇼에 나온 국민들...jpg’라는 제목(클릭 시 이동)의 이 글엔 문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섰다던 300명 국민 중 방송에 질의 모습이 나간 17명에 대한 분석이 담겼다.

글은 문 대통령 등장 장면과 함께 “수령님 등장하자마자 나오는 환호와 기립박수”라는 비아냥으로 시작한다. 대통령이 착석하기 전까지 앉지 않는 참가자들을 두고 “수령님이 앉지 않으시니 앉을 때까지 앉지를 못하는 ‘민주주의 국민들’”이라는 내용도 있다. 

글에 거론된 17명은 ▲사망한 자식을 언급하는 부모 ▲다문화 교사와 가정 등 ▲병역거부를 거론한 고등학생 ▲문 대통령과 사전에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소상공인 대표라던 남성과 문 대통령으로부터 민주평화자문회의 위원 위촉을 받은 ‘더크로스’ 김혁건 등) ▲문재인 정부 정책에 옹호성 발언을 해온 ‘시민’들 ▲북한 지원 등을 언급한 탈북민과 개성공단 사장 등 ▲성소수자를 자처하는 학생들 ▲지역문제(제주공항) 민원 거론인 등이다.

작성자는 “(17명이 대화한 뒤 방송은) 시간없어 종료됐다. 나머지 내용들은 이 서류에 전부 있으니 재앙이가 ‘검토한다’ 하고 환호와 기립박수를 받으며 퇴장ㅋㅋ”라며 “(참석자 중) 문재앙 까는 사람 아무도 없고 전부 찬양만 함ㅋㅋ”라고 했다. 

게시물 중 '국민과의 대화' 시작 전 문 대통령이 앉기 전까지 자리에 착석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지적한 내용.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게시물 중 '국민과의 대화' 시작 전 문 대통령이 앉기 전까지 자리에 착석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지적한 내용.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면서 “살면서 대통령 얼굴 보기 한 번이 힘든데 ‘무작위’로 선별한 300명 중에 대통령과 이미 만난 사람이 오늘 발언권 얻은 17명 중 4명이나 됨 ㅋㅋ 엄청난 ‘우연’”이라며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다문화, 탈북민 다 있는데 20대 30대 남성은 없다. 재앙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엔 20, 30대 남자들은 없나봄ㅋㅋ”라 꼬집기도 했다.

해당 네티즌의 글 외에도, 인터넷 상에는 이날 진행된 MBC ‘국민과의 대화’ 참여 국민들을 모집하는 절차가 앞서 전해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MBC는 지난 이날 100여분간 진행된 방송을 위해 지난 10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아왔는데, 신청 양식에는 ‘사전 전화 인터뷰’와 ‘대통령에 하고 싶은 질문’ 등을 기재하는 부분이 있다. 이에 청와대가 ‘무(無)각본’과 ‘타운홀 방식(town hall・공개회의 방식)’을 표방해온 것과 달리 ‘팬미팅’ ‘박수부대 동원 TV쇼’를 사전 기획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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