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의 시위대·학생, 홍콩이공대 캠퍼스에 남아 농성중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무기를 버리고 캠퍼스 밖으로 나오라”며 투항 종용...폭동죄 유죄 판결 시 최고 10년 징역형
19일 오후 시위대를 가장한 괴한 무리가 홍콩 소재 反共 성향 신문사 인쇄소 습격하기도

18일 홍콩 경찰에 체포된 시위 학생들이 두 손을 뒤로 묶인 채 바닥에 앉아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지난 18일에서 19일에 걸쳐 홍콩 경찰이 대대적인 시위 진압 작전을 펼친 가운데 홍콩이공대에서 농성중인 일단의 학생들과 홍콩 경찰 간 대치 상태는 교착 상태로 빠져들었다.

현재 홍콩 당국 측의 투항 권고에도 불구하고 홍콩이공대 캠퍼스에 남아 있아 홍콩 경찰 측과 대치하고 있는 학생 및 시위대의 수는 10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홍콩이공대 캠퍼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들을 향해 “무기를 버리고 캠퍼스 밖으로 나오라”며 투항을 종용했다. 홍콩 경찰 역시 같은 날 밤 캠퍼스 내 ‘백기 투항’을 요구했지만 캠퍼스에서는 농성이 이어져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것으로 알려졌다.

“소리도 못 지르고 살아갈 바에야 소리를 지르고 당하는 편이 낫다-홍콩이공대 형제들”이라는 문구가 적힌 그림이 홍콩 젊은이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출처=트위터)

홍콩 경찰 측은 투항 인원에 대해서는 관대한 처벌을 약속했지만 저항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는 폭동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콩에서는 폭동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 15일 이후 홍콩중문대에서 홍콩이공대로 거점을 옮겨 농성을 이어나가던 시위대와 학생들에 대해 홍콩 경찰은 18일 홍콩이공대 캠퍼스를 포위하고 대대적 진압 작전을 시행했다. 이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자 수많은 홍콩 시민들이 홍콩이공대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캠퍼스로 몰려들었고 홍콩 경찰과 시민 간의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방전은 18일 오후부터 19일 새벽까지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600명 이상의 시위대와 학생들이 홍콩이공대 캠퍼스 탈출을 감행했으나 400명이 넘는 인원이 체포돼 연행당했다.

또 홍콩 경찰 측은 1100명이 넘는 18세 미만의 미성년 시위 참가 학생들에 대해서는 신원 조사를 시행한 후 귀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난 주말부터 시민-경찰 간 극심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 구의회 의원 선거와 관련한 캐리 람 장관의 발언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19일 기자 회견에서 “안전한 환경 아래 투표가 가능하지 않다면 공평, 공정한 선거는 불가능하다”고 해 ‘안전 확보’가 불가능하다면 선거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선거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시위대를 가장한 괴한들이 반공(反共) 성향 신문사 인쇄소 습격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려 시위대로 가장한 괴한들이 홍콩 소재 반중 매체 <대기원시보> 인쇄소를 습격, 방화했다. 신문사 직원들의 재빠른 대처로 큰 화재로 번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영상=대기원시보 제공 동영상 캡처)

19일 오후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려 시위대를 가장한 괴한들이 홍콩 소재 반공(反共) 성향의 신문사 인쇄소를 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은 19일 오후 3시30분 경(홍콩 현지 시간) 반(反)공산당 성향의 신문사 <에포크타임스>(The Epoch Times) 홍콩 인쇄소를 습격, 인쇄 기계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으며, 모든 과정이 해당 신문사 CCTV에 포착됐다. CCTV 영상 내용에 의하면 4명의 괴한에 의한 습격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한 사람이 나머지 인원에 대해 지시하고 그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불을 놓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해당 신문사 직원들이 재빠르게 대응,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진압함으로써 큰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지난 2006년과 2012년에도 비슷한 습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해당 신문사 관계자는 말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재미(在美) 화교들이 설립한 에포크미디어그룹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반공산당 성향의 매체로 영어와 중국어를 포함해 20여개 언어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그 설립 초기 중국에서 경험한 언론 탄압과 ‘파룬궁’(法輪功, 1990년대 중국에서 기원한 심신 수련 단체) 탄압에 대한 심각한 문제 의식에 기초, 이를 신문 운영에 적극 반영해 왔다. 한국 법인의 경우 (주)엔티디코리아가 미국 에포크미디어그룹과의 계약을 맺고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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