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때 식자층 자체 무너져...이번에는 내가 존경했던 사람들까지 이상해졌다"
"보수는 한국 사회 주요 서사 지닌 주류였다...그 서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사진 = 연합뉴스)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사진 = 연합뉴스)

‘조국 손절매’에 나선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권도 무조건 옹호만 하는 ‘조국기부대(조국 옹호자들을 태극기 시민들에 비유한 합성어)에 발목 잡혀 있다”며 “이들과 관계를 청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 나선 진 교수는 조국 게이트와 좌파 성향 ‘분열’ 양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조국 사태 때도 식자층 자체가 무너졌다. 이번에는 내가 존경했던 사람들까지 이상해졌다”며 “(조국 사태는) 첫 단추를 잘못 뀄으면 풀고 다시 꿰야 하는데 진영 논리에 빠져 그러지 못했다. 논리 대 논리의 다툼으로 가지 못하고, ‘100만이냐, 200만이냐’ 하는 원시적인 숫자싸움으로 빠져 들었다. 말이 안 통하니 남는 건 머릿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진 교수는 “보수는 한국 사회의 주요한 서사를 지닌 주류였다”고 했다. 북한에 맞선 ‘반공전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 밑에서 ‘산업전사’로 있으며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보수의) 그 서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현 정권이 아무리 못해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건 보수가 한국 사회의 비주류가 됐다는 의미”라며 “보수가 새로운 서사를 못 찾는 건 (무조건 옹호만 하는) 태극기부대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조국기부대’를 거론한 것은 문재인 정권에 관한 질문에서다.

최근 정치권에 일고 있는 ‘진보 분열’과 ‘86그룹 교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진 교수는 “이번 조국 사태를 겪으며 (386세대의) 심각성이 더하다고 느꼈다”며 “요새 청년 정치인들은 마스코트로 쓰고 버려진다. 86세대 우리 역할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비난을 일삼고 있는 공지영 작가에겐 “왜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파멸하는지 모르겠다. 자신은 자신이 배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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