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비판 쏟아진 대학가..."문재인 북콘서트+팬미팅+부흥회 쇼에 불과"
"청와대 길바닥 위 철야농성 외면...자기 지지자 모아놓고 역겹다"
"문재인 왜 당선된건지 몰랐는데 저사람들과 같은 한 표로 살고 있었나"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이런 느낌이었겠다...대깨문 포르노"
"쇼통에만 열광적이니 남은 임기도 어떻게 흘러갈지 뻔해"

사진 = MBC 생방송 캡처
사진 = MBC 생방송 캡처

MBC가 생방송으로 중계한 문재인 대통령의 '2019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대학가에서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가 MBC와 함께 연출한 대통령과의 소통은 소통이 아닌 '쇼통'이었고, 일반국민이 아닌 지지자들만을 불러모은 '당신들만의 팬미팅'이었다는 것이다. 집권기 절반을 넘긴 대통령에게서 보기 힘든 무책임한 태도만을 확인해 도저히 눈을 뜨고 보기 힘들다는 대학생들이 많았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19일 밤 생중계 방송이 끝나자마자 고려대 학생들의 온라인 내부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이날 방송에 출연한 문 대통령과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일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반국민 300명이 추첨을 통해 참석하게 됐다는 주최 측 설명에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이런 느낌이었겠다"라며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여론조작과 선동에 빗댔다. "정치 선전쇼에서 자기 불리한 부분을 까겠느냐", 대깨문 포르노"라는 직설적 발언들도 있었다.

집권 이후 "내년엔 경제가 좋아진다"라는 공수표만 날려온 현 정부에 더 이상 기대도 하지 않는 다는 듯이 "그냥 제발 미래만 보지 말고 바로 앞에거나 잘하길"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집권 직전 JTBC '썰전'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면 반대 목소리를 들으러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던 문 대통령과 현 정권의 표변을 질책하는 학생들도 상당했다. 한 학생은 "어차피 사전신청에서 잘렸겠지만, 그 자리에 가서 민감한 내용들을 소신있게 질문했다면, 그 자리에서 주위 방청객들한테 엄청난 야유와 눈총을 받았을테고, 얼굴과 이름이 전국에 다 나갔으니 전국의 문재인 지지자들한테 신상이 털리고 내일부터 본인과 가족들까지 협박을 당하겠죠?"라며 자신들이 집권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개선됐다며 자평해온 현 정권을 겨눴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또 다른 고려대 학생은 "청와대 앞 길바닥에서 50여일 계속 철야농성하고 있는 국민들은 외면하고 대깨문들 모아놓고 국민과의 대화라고 하면 무슨 감동이 있겠나"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학생은 "자기 지지자 모아놓고 자기가 대답하기 편한 질문만 받은 다음 나는 이렇게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입니다 말하면 지지율 올라갈거라고 생각하는게 역겹다"며 "그런데 실제로 그런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우리나라 꼬라지가 어쩌다 이렇게 된건가 싶다"고 한탄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팬미팅에 지나지 않는 자리임을 확인했다면서 "지지자들만 모아서 정모(정기모임의 준말)한거죠"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캡처

서울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내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SNULife)'에도 문 대통령과 현 정권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19일 밤에 한 학생은 "문재인이 왜 당선된건지 몰랐는데"라는 제목의 글에서 "와 쟤들하고 지금 같은 하늘 아래 같은 한 표로 살고 있는건가"라며 문 대통령과의 대화 자리에 참석해 칭얼거림과 흐느낌을 보이면서 경모하던 나랏님에게 청원이나 늘어놓던 300명의 국민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말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캡처

20일 오전 장문의 글을 올리며 문 대통령의 대국민대화에 쓴소리를 한 사람도 있었다. 이 학생은 "지난 대선 토론 때도 그랬듯 주제마다 각각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게 문재인 스타일이 아니던가"라며 "이번 방송도 일방적인 정책 홍보와 변명이 '대화'로 둔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북콘서트+팬미팅+부흥회 쇼에 불과했다"며 "양심도, 공감도, 책임감도 없다"고 일갈했다. 처음부터 밀도와 심도있는 토론으로 예리한 질문이 오가는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학생은 "쇼통에만 열광적이니 남은 임기도 어떻게 흘러갈지 벌써부터 눈에 훤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캡처

문 대통령이 부동산정책에 일부 미비한 점은 있지만 집값 과열을 안정세로 관리하고 있다며 자화자찬하자 한 학생은 "아침부터 분노가 부글부글하다"면서 현 정부 대표 블로그에 올라온 정책 홍보집을 가져왔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며 집 걱정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외쳐온 문재인 정부가 자산시장 양극화를 끔찍하게 벌려놓는 데 대한 2030 세대의 격한 반응이다. 이 학생은 태그로 "15년 무주택자 우리 부모님 눈에서 피눈물 난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현 정권이 연출한 문 대통령의 '대국민대화'는 대학가 반발을 사고 있다. '문재인'으로 검색하면 올라오는 글마다 시종 비판 일색이다. 간혹 댓글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 낫다는 글이 달리면 해당 댓글은 여러 이용자들에게 거의 맹폭을 당했다. 물론 이전 정부에 대한 지지, 또는 긍정은 아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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