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차인 19일 회의, 100여분만에 결렬...드하트 美대표 "韓서 수용가능한 제안 나와야 협상 재개" 압박
"귀담아 들을 준비한 채 와서 우리 입장 조정할 준비도 돼 있었는데...韓 재고할 시간 필요해보여"
예견된 美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에 韓 "과거 SMA합의 틀 지켜야" 입장 고수

한미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에 미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1월19일 오전 회의 결렬 직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가 결렬됐다. 당초 협상은 18일~19일 이틀간 장시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5배 이상으로 방위비를 증액하라는 미국 측 요구에 한국 측이 '기존 합의의 틀'을 강조하며 맞서 회의가 조기종료됐다.

앞서 18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가량 정은보 한국 측 대표(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의 협상팀과 제임스 드하트 수석대표(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이끄는 미국 측 협상팀이 만나 논의한 데 이어, 19일엔 오전 10시에 협상이 시작됐다. 하지만 오전 11시42분쯤 이르러 외교부는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18~19일 간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결렬 소식을 전했다. 서울 청량리 소재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린 이날 한미 SMA 3차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외교부는 "방위비 분담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미 측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 측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안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범위 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번 협상이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드하트 수석대표는 이날 회의 종료 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별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우리의 위대한 동맹정신에 따라 양측이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 제안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귀담아 들을 준비를 한 채 열린 마음으로 서울에 왔다"면서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 입장을 조정할 준비도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틀차 회의가 약 1시간 만에 끝난 데 대해선 "한국 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회담에 참여하는 시간을 단축했다"고 말해 미측 요청으로 회담이 조기 종료됐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임할 준비가 됐을 때 우리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SMA 3차 회의는 다음 회의 논의도 없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는 지난 9월24~25일, 지난달 23~24일 각 서울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가진 1·2차 SMA 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바 있다.

'동맹국들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측 분담금을 50억달러(5조8000억원 가량으로 인상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타결된 올해분 한국 측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를 넘는 액수다.

미측 협상팀은 대폭 인상된 목표 액수에 맞추려는 듯 현재 한국의 방위비 분담 항목인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 추가 범주를 신설해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측은 기존 SMA 틀 안에서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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