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패트릭 전 美국무부 부차관보 “지소미아 파기, 동맹에 대한 트럼프의 편견 강화...주한미군에 의무감 덜 느낄 듯”
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 “트럼프가 직접 관여하면 해결 가능...그러나 탄핵 국면에서 가능성 낮아”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포토세션을 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뉴스)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포토세션을 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뉴스)

불과 닷새도 남지 않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의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한국정부의 재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전직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가 변수지만, 이 역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를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대사는 VOA에 “에스퍼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일본 쪽에서 요청하겠다고 밝힌 점은 평가한다”면서도 “미국이 초기부터 한일 갈등에 적극 관여했다면 지금의 국면을 피할 수 있었겠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은 것이 낫다”고 했다.

그러나 버시바우 전 대사는 한일갈등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갈등, 이른바 ‘톱다운’ 차원의 교착 국면인 만큼 에스퍼 장관이 관여하더라도 한계를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미국의 동맹에 높은 가치를 두지 않을 채 거래적 접근을 선호해온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정부의 지소미아 철회 결정 시 불만은 표출하겠지만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달리 동맹문제는 그의 일상적인 고민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VOA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가 해결의 변수라는 점에는 공감을 한다면서도 동맹에 가치를 두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감안할 때 중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한국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국이 동맹 강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견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며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을 한국에 주둔하는 것에 대해 의무감을 덜 느낄지도 모른다”고 했다.

또한 그는 지소미아 파기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지소미아가 한미동맹과 무관하다는 한국정부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비어 전 차관보는 “미국이 주도하는 동북아시아 안보 체제의 주요 기둥인 지소미아를 한국이 거부하는 것은 한미관계의 근본을 불확실한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소미아와 한미동맹은 ‘별개’라고 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에 대해 “외람되지만 지소미아 문제는 한미동맹과 직결돼 있다”며 “앞으로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지소미아 문제 해결은 한미일 모두에게 국방과 외교를 다루는 실무적 관료체제의 차원을 넘어선 문제”라며 “지소미아가 리더십과 정치의 문제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관심이 없고 관여를 원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동맹 간 갈등 중재에 소극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 처한 상황에서 관여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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