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軍, '시위 사태' 후 홍콩 시내 첫 출동...中 “자발적 행동” 주장했지만 “軍개입 가능성” 관측도
중국軍, '시위 사태' 후 홍콩 시내 첫 출동...中 “자발적 행동” 주장했지만 “軍개입 가능성”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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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11.17 21:40:46
  • 최종수정 2019.11.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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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위대를 ‘폭력 범죄 집단’으로 규정하고 “혼란을 제압” 주문한 지 이틀만에
거리로 나온 중국군, 벽돌 나르고 철조망 치우는 등 활동에 나서...中 “자발적행동”이라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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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중문대에서 학생 및 시위대 철수했지만 홍콩이공대에서는 시위대-경찰 간 공방전 벌어져

홍콩에 주둔중인 중국군이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홍콩 시내에 출동했다. 이같은 중국군의 움직임은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주석의 “혼란 제압” 브라질리아 발언 이후 처음 포착된 것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군이 홍콩 시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6일. 약 50명의 중국군 병사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홍콩 시내로 나와 철조망과 각종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작업은 약 40여분에 걸쳐 이뤄졌다.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자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를 방문중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브라질 현지시간)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언급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지난 16일 홍코엥 주둔중인 중국군 부대 병사 50여명이 홍콩 시내로 나왔다. 이들은 약 40여분에 걸쳐 벽돌과 철조망 등을 치웠다.(사진=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중국군의 출동을 두고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홍콩 경찰의 기동을 막기 위해 거리 곳곳에 세워놓은 장벽들을 치우고 도로를 정비하기 위한 병사들의 ‘자발적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홍콩의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같은 중국군의 동향을 두고 “매우 민감한 시기에 중국군이 움직였다”고 평했다.

그러나 일단의 홍콩 시민들은 중국 당국의 해명이 ‘궤변’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군은 홍콩 기본법(Basic Law, 이하 ‘기본법’) 제14조를 위반한 것이다.

‘기본법’ 제14조는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군은 오로지 홍콩 안보를 위한 임무만을 수행할 것임을 확인하는 동시에 홍콩 주재 중국군은 홍콩의 지역 사무(local affair)에 개입할 수 없음을 못 박았다. 다만 같은 조(條)에 따르면 홍콩 행정부는 질서 유지 혹은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필요에 따라 홍콩 주재 중국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군 출동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홍콩 야당 의원 25명은 17일(홍콩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거리 청소’는 중국군의 홍콩 내 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을 서서히 데워 개구리를 삶는 것처럼 홍콩 주민들이 중국의 공개적인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군의 움직임을 강력히 규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국 쑤저우 대학교 군사법 전문가인 쩡즈핑 교수는 이같은 홍콩 시위대 및 야당의 견해에 대해 “당일 중국군이 벌인 것은 군사 활동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투복이 아닌 차림으로 거리를 청소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쩡즈핑 교수는 “이번 활동을 통해 중국군은 위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그 존재를 (홍콩 시민들에게) 상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치분석가 딕슨 싱 씨의 견해 역시 의미심장했다. 그는 중국군의 지난 16일 활동 내용에 대해 “홍콩 정부 뒤에 중국이 있다는 미묘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시위대에) 상황이 잘못되면 중국이 더 적나라한 방식으로 군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홍콩 시위대를 향한 시 주석의 경고가 그저 경고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5일 홍콩중문대에서 농성(籠城) 중이던 시위대 소속 학생들이 중문대에서 철수함으로써 시위대와 홍콩 경찰 간 충돌이 진정되고 있다며 여러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홍콩 경찰이 홍콩이공대에서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는 시위대를 향해 파란 염료가 섞인 물을 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홍콩중문대에서 학생들이 철수한 이후에도 시위대와 홍콩 경찰 간 ‘전투’는 계속해 이어졌다. 17일 홍콩이공대에서 홍콩 경찰은 차량 2대를 동원해 파란색 염료를 섞은 물을을 시위대를 향해 쏘며 진압에 나섰다. 물대포에 맞은 시위대를 식별해 내 체포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이뿐 아니라 홍콩 경찰은 최루탄도 거침없이 쏘아댔다. 또 홍콩 현지인들의 제보에 따르면 음향으로 사람의 청각을 공격해 실신하게 하는 무기가 탑재된 차량(음향 대포)도 등장했다고 한다. 

그에 대항해 시위대는 투석전으로 맞섰다. 그들은 홍콩 경찰을 향해 돌 등을 던지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한 투석기로 화염병, 벽돌 등을 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현장에서는 활까지 등장했는데, 시위대가 쏜 화살에 홍콩 경찰관 한 명이 왼쪽 종아리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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