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노무현시민학교 강연에서 궤변 쏟아내
"검찰이 영장 청구 안하고, 법원이 영장 발부 안하니 우리는 항상 감사해야" 조롱
"권력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조국 가족처럼 당할 수 있어"
현 집권세력을 일반 시민과 같이 권력기관에 당하는 피해자로 교묘히 둔갑시켜
北주민 강제송환 비판에 대해 "문재인 싫으니까 그런 비판하는 것"

사진 =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그간 유럽출장 등으로 잠잠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말하는 족족 시민들의 상식을 뒤흔드는 수준의 발언이기 때문인지 사회적 논란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 이사장은 조국 일가를 수사한 검찰을 비난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조롱했으며 강제북송된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도 세금 써가며 밥을 먹일 순 없기 때문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북송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기 때문일 뿐이라는 전형적 편가르기 발언도 잊지 않았다. 유 이사장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조국 사태를 두고 젊은이들이 좌파 지지를 하겠느냐며 걱정하자 "덮을 수 있다"고 대답했었다는 언론보도를 '저질뉴스'라며 감정 섞인 반응을 보였다.

유 이사장은 16일 대구 엑스코에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주최한 노무현시민학교에 참석해 이 같이 궤변에 가까운 발언들을 쏟아냈다. 강연 주제는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로 방청객들과 주고 받는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한 방청객이 '검찰이 두려우냐'고 묻자 유 이사장은 조국 일가를 수사한 댓가로 검찰조직 해체에 준하는 위협을 받고 있는 검찰을 향해 비난과 조롱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검찰이 조국 가족을 털 듯하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어서 우리는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제가 이렇게 강연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검찰이 영장 청구하지 않았고, 법원이 영장 발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서초동에 모인 분들은 본인이 당한 일이 아니고, 법무부 장관을 할 일도 없어서 그런 처지에 갈 일도 없지만 권력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라고 교묘하게 본인이 몸담고 있는 현 집권세력을 권력기관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집단으로 일반 시민들과 등치시켰다.

그는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언제든 구속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조롱도 있었다. 유 이사장은 "우리 모두 권력기관에 대해 굉장히 억압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10년동안 고시공부하고 계속 검사 생활을 했던 윤석열 총장은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알릴레오'를 통해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 공소장 분석 결과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검찰이 15개 혐의를 공소장에 기재했는데, 이중 하나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혐의를 애써 만들어내 긁어모은 것이란 식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16일 대구 엑스코에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주최한 노무현시민학교에서 강연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 이사장은 조 전 장관이 검찰 소환조사 당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끌어들였다. 그는 "황 대표는 할 말이 있어서 자기 발로 검찰에 갔을텐데도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며 "그분이 진술거부권 행사한 것에는 시비걸지 않으면서 조 전 장관만 비판하는 것은 정파적 보도"라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방청석을 채운 친노-친문 지지자들 구미에 맞을 발언들로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북한 주민 두명을 강제북송해 파문이 일었던 것에 대해서도 자기 진영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사람을 16명이나 죽이고 왔는데 여기서 재판할 수도 없고, 재판하고 가두면 우리 세금으로 밥을 먹여야 하니까 돌려보낸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재인이 싫으니까 그런 비판을 하는거다"라며 "그렇게 받고 싶으면 자기 집에 방 하나 내주고 받으면 될 일"이라고 언성까지 높였다.

한편 유 이사장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자신에 대해 발언한 내용이 기사화 된 것을 두고 "앞뒤가 안 맞는 엉터리 기사, 저질 기사"라고 맹비난했다. 일부 매체는 진 교수가 조국 사태 당시 불거진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 등으로 젊은이들이 좌파진영을 지지하겠느냐며 유 이사장에게 근심을 털어놓자 유 이사장이 "사건을 덮을 수 있데요"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비중있게 보도한 바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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