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캠퍼스 담벽에도 '香港永远属于中国(홍콩은 영원히 중국의 일부)'
나날이 급증하는 대학가 중국인 유학생..."이제 집단행동 하는 단계"
김재호 전남대 교수 "자유와 민주화 요구를 영토 분리독립 요구로 간주해 무력진압 지지하는 것 섬뜩"
모든 중국인 학생들 뜻이 같겠나..."중국 유학생들 동요 못하게 하려는 의도 같다"

사진 = 제보

홍콩 시위를 반대하고, 중국과 홍콩 당국의 무력 진압에 대해 찬성하는 국내 중국인 유학생들의 의사표시가 거침없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학가 대자보를 뜯거나 찢어버리는 등 훼손하고 있고, 바로 옆엔 홍콩 시위에 반대한다는 대자보를 붙이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 간 충돌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남 광주 소재 전남대 캠퍼스 담벽에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붙인 것으로 판단되는 홍콩 시위 반대 벽보들이 붙었다.

15일 전남대 학생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많이 오가는 대학 캠퍼스 담벽에 중국어로 "香港永远属于中国(홍콩은 영원히 중국의 일부)"라고 쓰인 벽보가 붙었다. 이와 같은 의미의 일본어와 영어 문구(文句) 벽보들도 나란히 붙었다.

김재호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홍콩의 자유와 민주화 요구를 분리독립 요구로 간주하여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좀 섬뜩하다"며 "영어,일어,중국어로 되어 있는데 아마도 중국 학생들이 기존에 있던 벽보를 뜯고 붙여놓은 듯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느냐면서도 "중국학생들 수가 국내에 많아지고 학생들 중에는 공산당원도 있다고 한다. 이제 집단행동을 하는 단계가 된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이어 "중국 유학생들이 동요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정경대 인근 후문 담벽 (사진 = SNS 캡처).

앞서 서울 주요 대학가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 등이 붙여지는 즉시 얼마 지나지 않아 잇따라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캠퍼스에서는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됐고, 중국인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들이 욕설을 주고 받으며 물리적 충돌까지 벌이는 일도 있었다. 한양대 캠퍼스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훼손하고자 하는 대자보 바로 옆, 또는 위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법을 어기는 행위는 마땅한 처절을 받아야 한다", "홍콩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로써 국가통일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홍콩 동포를 포함한 모든 중국 공민의 책임"이라는 등의 내용으로 된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오성홍기나 "홍콩 폭동의 본질은 테러리즘이다", "홍콩은 중국에 속한다", "홍콩은 영원히 중국의 일부다" 등의 내용으로 된 벽보들도 한가득 붙였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한국의 거의 모든 대학가에서 매우 거칠고 폭력적인,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는 데 대해 불만과 성토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교수는 전남대에까지 붙은 벽보들을 보며 "민주화의 전통을 자랑하는 학생회의 입장이 무엇인지 듣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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